팽이버섯 출출

난 버섯을 매우 싫어한다. 해물은 특히나 싫어한다.
수박에 씨가 있어 수박을 별로 안좋아하는 나에게 해물과 버섯에 대한 비협조적인 생각들을 왜? 냐고 물어본다면 '대답을 꼭 해야 아나...' 싶을 것이다. 싫은건 그냥 싫은거다.
버섯vs해물 이라고 하면 아...진짜, 고소공포증 있는 소년이 자이로드롭이냐 바이킹이냐 를 고르는 것처럼 당황스런 문제인 듯 하다. 어쨌든 버섯도 특히나 싫어하는 음식 중 하나다.
잡채에 든 버섯 때문에 잡채도 안좋아하는 나지만 짜장소스로 덮힌 잡채밥은 아주 잘먹는다. 싹싹 비워서 아주 잘먹는다. 지난날 즐겨먹던 학식의 잡채밥에 버섯이 없었던 것 같다. 왜냐면 난 버섯을 싫어하니까...

어쨌든 난 입도 짧고 편식도 심하다. 빵을 좋아하는 빵돌이 밥돌이 벅벅은 퐈리바게트나 뜌레주르에서 빵을 세개 정도 사서 집으로 향하지만 한개 먹고 나머지 두개를 매 끼니마다 하나씩 처리하는 일이 나의 짧은 입맛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누군가에게 부터로 인해 영향을 많이 받았던 탓에 마치 일본의 방사능 유출 영향으로 동식물들의 돌연변이 발생 처럼 나의 식습관엔 많은 변화를 이루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1. 해물 중 초밥을 먹게되었다.
2. 치즈를 좋아하게 되었다.매우
3. 버섯을 먹게 되었다(팽이버섯).

이번 글에 주인공인 팽이버섯은 전여치니의 favorite 밑반찬으로 고기 구워먹을때 불판에 꼭 올라갈 메뉴 중 하나였다(새우, 팽이버섯 등). 
간간히 고기를 먹을때 고기 익는 냄새가 재발의 비염수술 나의 코에 닿을 때면, 어느 한가한 날 특별한 경치는 아니지만 탁트인 테라스에서 지글지글 고기를 구우며 같이 익어가는 팽이버섯 냄새가 떠오른다. 그래서 항상 팽이버섯을 찾게 되곤 한다.
사실 팽이버섯의 식감은 그리 좋지 않다. 미끌미끌한게 쫄깃하다기보단 약간 질긴 얇은 고무같은 느낌이다(구우면 달라지지만). 그래서 나는 팽이버섯은 바짝 익혀 먹는걸 추천하고 그렇게 먹고있다.

나의 쌈에 없어서는 안될 must have favorite food 가 되었지만 팽이버섯에 대한 소견은 좋진 않다.
그렇지만 파블로프의 강아지녀석처럼 고기냄새에 반응 하는 나의 후각은 팽이버섯을 찾게 만든다. ㅎㅎ젠장
이것은 마치 치킨을 먹으면 맥주가 생각나고 곱창을 굽기만 해도 땡겨오는 소주의 유혹과 등산 후 막걸리가 땡기는 현상과 같지 않을까 싶다.
사실 치킨먹으면 맥주보단 소금이 더 생각나는 편이다. 곱창을 좋아하는 편보단 싫어하는 편이고 하지만 굽는 것만 봐도 소주가 땡기긴 하더라, 막걸리는 첫 블랙아웃 이후 원치 않는 몸이 되었기에 같은 현상은 아닌 듯 하다.

드넓은 푸른 숲과 산맥, 하늘에 여유로이 채색 할 수 있는 싱그러운듯 시원한 바람이 부는 날씨는 나를 물감으로 젖게 만들 것 같았다. 그렇게 불어온 시퍼런 바람에 젖어버린 나를 생각하면 고기 굽는 냄새가 올라오는 것 같다.

이내 팽이버섯을 찾게 되고 되지도 않는 새우를 까고 있을 것이다(새우를 박살낸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어쨌든 그 시간 그 곳에서 올라오는 팽이버섯 냄새를 쿨하게 신경 쓰지도 않던 그 때가 생각난다.
이러면서도 두부전골에 들어간 팽이버섯을 안먹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저 조리 방식의 차이인가? 그냥 대충 버무린 죽순보다 토마토소스로 요리한 죽순이 먹기 좋은 것처럼..

덧글

  • sophia 2013/08/25 22:41 # 답글

    앗 저도 옛날에 버섯 안먹다가 처음 먹게된 버섯이
    고기랑 같이 바싹 구운 팽이버섯이였어요 ㅎㅎㅎ
    냄새가 얼마나 좋던지.. 먹어봐야만 하는 냄새더라구요
  • 벅벅 2013/08/25 23:37 #

    맞아요! 단언컨대 팽이버섯은 불판에 구울때 그 맛을 다하는 것 같아요!
    같이 고기나 꾸우러 가시겠어요?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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