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탐과 벅벅 - 탐앤탐스 원당점 출출

탐앤탐스 원당점(이하 탐탐)

지난 외박과 이번휴가 사이 나몰래 원당에 자리 잡은 탐탐을 발견하게되었다. 흥 내가 인정하는 커피숍은 스타벅스 뿐이라구~~어쨌든 나는 ㅂㅅ, ㅅㅎ과 함께 옥상투어를 마무리 하고 입가심 겸 시내를 한바퀴 돌고있던 도중 있던 일이다.

처음 원당에 할리스커피가 들어왔을 때 보단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할리스커피가 원당 리스향방 쪽에 들어설 땐 크나큰 충격이기도 했지만 그 당시엔 래미안 등 많은 아파트와 오피스텔들이 원당에 들어설 때라 그러려니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크게 성공을 할거란 생각은 진지하게 해보진 않은 것 같다.
신축 단지들과는 관련 없는 나도 할리스를 자주 이용하긴 했다. 냉면 면 하나는 기가 막히게 빠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 데이트 하면 할리스에서 시작해서 할리스에서 끝났다. 당시 holly 와 holy의 차이에 무지하던 때라 왜 할리스커피인지 궁금하던 그 귀엽던 시절이생각난다.

이렇게 쓰다보니 할리스가 원당에 입성한 것 보다 탐탐이 들어선 게 충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나는 탐탐이 원당에 입성한게 마음에 걸릴까?

┌ 나의 커피 맵 (본인의 취향)
카페거리의 만원대 커피숍 >>>> 스타벅스 > 할리스 >>>>이하 커피숍들
개인적인 취향(할리스)도 섞이긴 했지만 확실히 스타벅스 오늘의 커피는 정말 맛있다.
탐탐 또한 나의 커피 맵에선 '이하 커피숍' 레벨에 취급되는 커피숍이지만 약간은 나에겐 남다른 의미를 가진 탐탐이다.

내가 글쓰기와 사색을 좋아하지만 기껏해야 내 감성노트 혹은 수첩에 메모 해두는게 전부였다. 하지만 탐탐일지(네이버 블로그)라는 블로그에 '탐탐' 님의 순대국밥 포스팅을 읽고 탐탐님의 글들을 섭렵하기 시작한 이후 나에게 진정한 글쓰기 영혼에 불이 붙어버렸다.
이후 나는 '탐탐'님의 책도 읽어보고 블로그를 하루에 한번 이상은 방문 하면서 글 쓰는 요령도 은연 중 배운 듯 했다. 어떻게 보면 '탐탐'님의 자의 아닌 제자가 되버린 것 같다는 생각도 했었다. 아니 제자는 아니지만 그저 '탐탐'님은 나의 은사 같은 존재였다.
게다가 나의 주 서식지인 신촌에서 활동한다는 공통점에 쓸데없는 반가움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친구들과 대화중 99%를 모르고 1%만 아는 내용만 나와도 "아~ 그거 내가 해봤지" 라거나 밥 한번 같이 먹을 정도로 친하지 않아도 "걔랑 친하지~~" 라는 리액션을 보여줄 정도로 말이다. 그렇다고 막 아는 척하며 그러진 않았다.
특히 아이디 답게 신촌 탐앤탐스나 이대 탐앤탐스를 이용한다는 '탐탐'님은 웬만한 글이 탐앤탐스 커피향에 배여 있을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 나는 탐앤탐스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반하거나 침이나 질질 흘리는 환상은 아니고 그저 약간 추상적인 개념의 환상 같았다. 그렇기에 원당에 생긴 것도 그렇고 특히나 방문하는 것엔 관심이 없었다(굳이 스타벅스를 두고 다른 커피숍을 이용할 이유는 없었기 때문). 하지만 스타벅스도 없었고 ㅂㅅ가 탐탐 원당점 오픈 기념 커피시식을 하고 싶은 모양이었는지 탐탐을 보자마자 들어가자는 제안 덕분에 '탐탐'님의 탐탐을 방문해보게 되었다.
탐탐의 내부 인테리어는 매우 좋았다.
우리는 남들과는 이기적이게 비즈니스석을 선택했다. 영업종료 직전이라면 이정도는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우리의 엉덩이를 들게할 회의에 취미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과 ㅂㅅ의 엉덩이가 조금 더 편한 곳을 원했기 때문이다. 심리적인 효과도 컸던 것 같다.
비즈니스 석에 앉아 간만에 철학적인 얘기도 하며 우리 셋은 자신을 표현하는 자신만의 CEO가 되어있었다. 우리는 서로 토론을 하며 생각했다. 이 대화를 통해 우리를 사갈 만한 값어치를 증명했던 것 같다. 고로 우리의 비즈니스석 이용은 전혀 잘못 됨이 없었다고 합리화를 해본다.

이내 나를 제외한 둘은 화려한 스마트폰들로 나의 갤럭시네오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모두의 마블 모두 해~' 라며 쓸데없이 시간과 배터리 낭비로 핸드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헹~
나도 사람인지라 사람들과 공통분모가 있는 영역에서 (나름)까다로운 기호를 가진 부분이 있는데, 커피 그리고 (독서)이다.
사실 블랙커피(아메리카노)는 아주 단 글레이즈드(도넛)과 즐기면 아주 찰떡궁합인 음료로 훌륭 조합 책을 가지고 있기도 하며 본인 또한 좋아한다.
하지만 이 커피는 그게 한계다. 내가 시킨 탐탐의 아메리카노는 그게 전부인 것 같다. 여느 아메리카노는 어느 글레이즈드와 함께 먹으면 훌륭한 맛을 낼 수 있지만 이 커피는 그게 한계라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아메리카노는 그 이상이다. 이 아메리카노는 도넛이 없으면 쓸모 없는 그저 똥덩어리에 불과했다.
(옥상투어 - 바베큐파티 사진)

오늘도 나는 한 브랜드의 아메리카노에 실망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 맛은 "어휴 이 집 음식은 맛이 없구만.." 하는 차원이 아닌 맛이 정말 없는(無) 개념의 맛이었다. 원두까진 모르겠지만 난 오늘 먹은 탐탐의 아메리카노에게 영혼이 없는 아메리카노라고 말하고 싶다.
이런 탐탐의 아메리카노로 인해 '탐탐'님에 대한 나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색안경이 끼진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그래도 탐탐은 일정 시간내에 1천원 제공으로 아메리카노를 리필해 주기 때문에 그 점은 높이 사겠다.

오늘 옥상투어에 이어 탐탐투어는 매력적이었다. 옥상투어가 없는 탐탐투어였다면 별 한개도 후한 오늘 하루가 됐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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