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역 스타벅스는 많다 13. 11. 2. 스벅

대형 프렌차이즈는 어딜가나 많다. 마치 한블럭 넘어서 CU와 GS25가 넘실넘실대는 것 처럼 내가 사랑하는 스타벅스도 어딜가나 찾을 수 있을만한 대형 프렌차이즈 커피숍이기 때문에 신사역에도 스타벅스가 무려 세군데나 있었다. 지도에서의 신사역 기준으로 북동쪽으로만 세개있지만 다 큼직큼직한 거리를 두고 있기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신사동 가로수길을 걷고 싶었던 나는 굳이 신사동 가로수길 가운데 있는 스타벅스를 선택했다.

반복해서 글들에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난 지난 3년간 하나의 연애에 집중했다. 하지만 신사 가로수길이나 덕수궁 돌담길을 가보진 않았는데 물론 가보진 않은 곳은 많겠지만 어쨌든 그렇다. 어떤 거리에 대해 가는 것을 즐기지 않은 듯 하다. 기껏해야 인사동?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신사역으로 난 발걸음을 성큼성큼 옮겼다. 우선 신사역에 도착해서 가로수길을 우선 걸었다. 사진보면 커피스미스 왼쪽길로 쭉 올라간 다음 오른쪽 길로 다시 내려오면서 스타벅스를 들어갔다.

전반적인 신사동 가로수길은 패셔너블했다. 한 때 내 주 서식지였던 신촌이대홍대 와는 다른 젊음의 느낌이었다. 그리고 친구의 카톡과 신사동거리로 요즘 여자들이 빵모자를 많이 쓴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요즘 여자들이란.... 강남이라서가 아니라 약간 귀티나는 패션들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난 패션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데 깔끔한 나의 스타일은 전혀 평범하지 않았고 워스트패션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특히나 반지하였던 커피숍은 인상에 매우 남는다. 지하에 박혀있는 느낌이었고 내 아래에서 커피를 뽑고 있던 주인의 모습이 기억나기도 하고 내 시선상으로 가게 왼쪽편 야외테라스에 젊은여자사람 둘이 매력적으로 담배를 태우고 있었기에 인상적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신사동의 많은 패션과 많은 분위기를 느끼고 신사역 8번출구 방면 가로수길 스타벅스(2층)에 도착했고 스타벅스 뉴카드와내가 좋아하는 오늘의커피를 시켰다. 크리스마스블랜드였던 오늘의커피는 다른 느낌이었다. 바디감 같은 드립커피 특유의 플레이버나 그런 특징보다는 부드럽지만 블랙커피의 본질적인 특성을 잃지 않은 맛이었다. 꽤 훌륭했기에 한잔만 마신 오늘의 오늘의커피가 아쉽기도하다.

아 그리고 분명 나는 자리에 가방을 놓고 커피를 가져 왔는데 누군가 내 자리에 앉아있었다. 매우 담배도 잘피고 잘 쏘아 붙일 것 같은 선입견을 들게하는 외모였기에 여자였다 해도 그냥 가방을 들었다. 그리고 한마디,  "제 자리에요 다음부터 조심해주실래요? 자리에 있는 가방이 유실물이겠어요? 그렇게 생각했으면 찾아 줄 생각부터 하시죠 이 아줌마야" 하고 싶었지만 나는 꽤나 도덕적인 사회인이었기 때문에 자리에 대한 우선권이 나에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릴 피했다.
나의 도덕적인 행동에 운이 따랐는지 바로 옆 콘센트 자리에 있던 아낙네들이 떠나갔다. "일어나시는거죠?" 재차 확인 한 뒤 마지막 한사람이 일어나기도 전에 자리에 앉아버리는 실례를 범했다. 사실은 그 마지막 한 아낙네가 가장 이뻤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까? 사실 잘 모르겠다.

그렇게 앉아서 보부아르와의 영혼없는 면담을 시작했다.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시대였기에 많은 고정관념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려던 찰나 약속시간은 없었지만 약속시간에 늦은 G는 앞 빈자리에 서둘러 앉았다. 빈손으로 내 자리에 앉은 탓에 괴씸죄로 당장 민중의 지팡이인 112에 전화를 넣어 범칙금이라도 먹이고 싶었지만 그 범칙금보다 내 돈으로 맛있는걸 사먹이는게 나을거란 생각에 오늘만은 봉사를 이루기로 했다. 사실 이전에 소속 그룹내에서 봉사 100시간을 채워 표창도 받았던 나라서 G에게 새로나온 케익을 나눠먹는다는 조건하에 커피와 케익을 공급해주는 제안은 어렵지 않게 타결됐다. 역시 나는 최고의 네고시에이터였다. 약속시간 없는 약속에 늦은 상대방에게 봉사까지 베풀고 식사까지 베풀고 케익도 한입 선처 받을 수 있었다니... 하하 봉건제도의 영주였다면 난 최고의 부족을 이뤘을 듯 싶다. 라는 허무맹랑한 상상을 하게 된다.

어쨌든 G는 CCC를 시켰다. '호두당근케익을 시키라구!'라고 계속 앞통수에 텔레파시를 강렬하게 넣었지만 사탕발림보다 짜릿하게 느껴지는 텔레파시 같은건 윤하의 노래에만 존재하는 것이라는걸 깨닫게 되었다. 젠장 하지만 생각보다 CCC가 너무 맛있어서 한입만 선처 받기로한 협상조건을 어기고 반이나 먹어버린 벅벅이였다. 정말 훌륭했다.

신사역 스타벅스는 생각보다 떠들썩 했다. 신사역 스타벅스임에도 불구하고 신사답지 못하단 생각도 약간은 들었지만 신사는 떠들썩하게 얘기를 하면 안되나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신사는 왁자지껄 하지 않지만 일반적인 신사의 모습을 벗기만(옷을) 하면 일반임에 분명했다. 어쨌든 생각보다 그 패션들에 감춰진 왁자지껄한 모습이 내가 사람들의 치부를 확인 하고 있는 듯 해 왠지 즐거웠다. 겉으로 휘향찬란해도 신사아닌 신사들의 입(대화)으로 보여지는 신사역 8번출구 스타벅스는 어쨌든 다소 산만했다.

그래서 인지 G와 대화에도 전혀 신사답지 않고 편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나도 그들에 동조되서 시끌시끌하게 편하게 대화 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역시 사람과의 관계는 즐겁다. 비교적 동안인 나와 동갑으로 보이는 최강동안 G는 나와 어깨를 함께하며 나름대로 젊음과 신사의 거리 신사역을 걸었다. 아쉽다는건 아니지만 다음엔 꼭 호두당근케익을 먹고싶다. G랑 먹었으면 좋겠다. 왜냐면 갚을 빚이 생겼으니까 ;p
'흥... 꼭 빚만 있는건 아니라구 츤츤' 이라고 웃어 넘기고 싶다.

이상하게도 오늘 이부자리엔 가을방학의 '호흡과다'가 땡긴다.
가로수길이라 수많은 나무들을 기대한 내게 다른 느낌을 준 가로수길이지만 생각지도 못한 만남은 나를 춤추게 했으니 말이다.

덧글

  • 2013/11/03 01:19 #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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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1:24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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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1:26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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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1:32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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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1:37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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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1:41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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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2:05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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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1:36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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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벅벅 2013/11/03 01:40 #

    호두당근 고고 당근당근
  • 2013/11/03 01:46 #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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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1:50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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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1:52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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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2:05 #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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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2:11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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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2:11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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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2:16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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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2:15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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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2:17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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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2:21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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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2:27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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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2:34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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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2:38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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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2:57 #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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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3:01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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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3:07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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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3 05:31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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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앙꼬짱 2013/11/03 12:18 # 답글

    테헤란로에는 스타벅스가 무려 15개나 있다지요...
    한길에...
    스벅에서 커피들고 나와서 길 건넜는데 스타벅스 앞인....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ㅋㅋ
  • 벅벅 2013/11/03 13:44 #

    엇 저 지금 강남에서 점심먹고있는데
    테헤란로 라는 이름 무지 반갑네요 ;p
    마치 우리집 마당같은 친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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