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옆 경복궁사거리 스타벅스 스벅

(오전의 광화문은 아주 고요했다. 외국인이 득실거렸지만)

고궁을 즐겼다.
광화문을 통과해 경복궁에 입성. 그리고 난 경복궁 마스터가 됐다. 사실 구석구석 들어갔다가 나가는 길을 못찾고 헤메이는 마스터가 되어버렸지만 나름 고궁이나 경복궁 쯤은 이제 누군가에게 소개해줄 만한 어느정도의 경험을 했다고 믿어의심치 않는다.

그날 나는 잠을 자지 않았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잠을 이루지 못해 뜬눈으로 말그대로 '잠자다 밤샜다'.

그날 아침 나는 집을 떠났다. 공중목욕탕에 갔다. 피곤하지만 잠은 오지 않는 스트레스덩어리 몸을 이끌고 몸을 닦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담궜을 탕에 나는 들어가 고개를 젖히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비치도 있는 비치에서나 볼법한 벤치같이 생긴 의자에 누워 약 10분 잠을 이뤘다. 학창시절 주로 유용하게 이루던 파워수면을 나는 나름 잘 이행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뿌듯하다. 훗훗. 그렇게 나는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잠 마일리지가 충만한 몸을 이끌고 내 취향이 아닌, 남의 취향을 느낄 고궁을 향했다.

그렇게 오전내내 경복궁을 돌아다니고(길을 잃어서 잠시동안은 반 강제적이었지만) 이제 좀 쉴 커피숍이 필요했다. 편의점 카페모리나 공차에서 버블티를 마시고 싶었으나 하릴없이 정신 놓고 발걸음이 옮겨지는데로 걸었다. 이상하게도 경복궁역 쪽으론 걷지 않고 인사동 쪽으로 걸었다. 그쪽에 누군가 "이쪽 길이 진짜 좋은데 언제한번 걸어봐"라며 권유해줬던 쪽이라 기억은 안나지만 그저 그쪽을 걸어볼까 하며 걸음걸음 옮겨갔다.

그러던 중 외관이 화려한 스타벅스를 발견하게 됐다. 와 너무 이쁘다. 라고 감탄하며 사진을 한장 찍고 지나가려던 찰나에 열걸음 정도 걸었나 싶었을때 만화에서 나올법한 뒷걸음으로 다시 스타벅스 앞으로 발걸음을 옮겨 멈췄다.
'아... 여긴 가야해...' 라는 생각과 공차와 그 추천받은 길. 그 선택의 갈림길에 섰지만 모든 선택은 발을 집어넣고 나면 머리 아플 일이 없다.
그 스타벅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채로, 순진무구 일말의 불길함조차 느끼지 못한 채로 난 광화문 옆 경복궁사거리점 스타벅스을 들어가게 됐다.

딱 입구를 들어갔을때 찍은거다. 카운터에서 나를 볼 수도없고 나도 카운터가 어딨는지 짐작이 안가는 위치에서 '이 느낌 좋은 스타벅스를 사진으로 담자'하며 찍었다. 그리고 한걸음 옮기자마자 좌측에 카운터가 보였고 보진 못했겠지만 머쓱한 심정에 벅벅...간지러운 귀 뒤를 쓸어내렸다.

여긴 정말 특이했던게 카운터와 맞닿아 있는 곳에 bar 형태의 자리가 있었다. 우측 사진에 의자가 보이는데 실제로 앉는다고 한다. 너무 궁금한 나머지 물어봤던거지만 말이다.
"저기요, 혹시 실례지만 사람 많을 때는 이 bar형태 자리에도 사람들이 다 앉나요?"
"아. 네, 물론이죠"
역시 오늘도 오늘의커피를 시킨 나는 구매와 동시에 질문권을 얻은 것 마냥 물어봤고 친절함에 기억될 미모의 두 점원은(사실 잘 기억안난다) 흔쾌히 대답해 주었다.

지난번 남산단암점에서 느낀 여유였지만 여기는 조금더 인테리어가 좋고 특별한 느낌이었다. 나는 카운터에서 나를 볼 수 없는 위치에 앉았는데, 이유는 역시 잠을 이루지 않아 조용히 나만의 휴식을 갖고 싶었다. 내 눈을 가리면 세상이 가려지긴 해도 세상이 날 감출 수 있는 것은 아닌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난 휴식이 필요했다.

(점포 구조가 특이하다. 도면을 올리고 싶을 정도, 난 우측 사진 초록색 패딩 뒤에 기둥으로 가려지는 자리에 앉았다)

윤상 - 이별의 그늘(아.. 이런 느낌 노래 너무 좋다)
모던쥬스 - 사랑을 시작해도 되겠습니까(정중한 제목이다)
심현보 - 사랑은 그런것(내 탁구스타일 처럼 리듬이 제멋대로다)

이 노래들을 반복재생 하고 나는 의자에 몸을 맡기고 커피 한잔과 선물받은 주전부리를 냠냠했다. 잠을 충분히 취하지 못한데에는 이유가 있지만 그에 대한 후폭풍은 너무나도 괴로웠다. 커피에 효력은 원래도 못받긴 했지만 맹물을 먹는 느낌이었다. 난 그냥 그 자리에서 반복재생된 노래와 푹신한 의자에 기대어 휴식을 취했다. 음악을 번갈아 틀며 커피 한잔, 수면, 과자 한입, 수면 그렇게 반복하며 약 두시간 가량을 보냈다.

(내가 만든 볶음밥은 정말 최고다. 레시피는 나중에, 오이고추는 먹기 좋게 잘라 반찬으로)

볶음밥 사진을 보며 다시 느끼는데 난 정말 최고의 배우자가 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항상하는 말로 여친 없는 사람에겐 이유가 있듯이 나에게 분명 하자가 있음을 도대체 몇번을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쉬운 마음에 토로한다.
어쨌든 매장 내에서 외부음식을 먹으면 안되지만 아침도 안먹는 나라 너무 배고파 일회용포크를 얻은 뒤 한 두어번 떠먹고 나머지는 집 들어가서 먹은 기억이 있다.

약 오후 두시? 쯤(사실 피곤에 쩔어 시간 개념을 잃었었다) 근처에 예식장이 있는지 단체단위로 많이 들어와 커피숍에 부산스러워졌다. 난 바로 광화문 교보문고로 이동했다. 그렇게 이름모를 시인들을 만나 몇줄 읽고 신춘문예당선작을 보며 나 또한 언젠가 글로써 인정받는 날이 왔으면 하는 마음을 부푼가슴에 안고 교보문고를 나왔지만 추운 날씨에 낮은 기압은 나의 가슴과 어깨를 움츠리게 했다. ㅎ그흑 넘추웡

광화문 옆 경복궁사거리 스타벅스는 나름 훌륭했다. 잊을 수 없는 인테리어. 하지만 그저 문맥적으로 허용될만한 말이지만, 그냥 '잊을 수 없다'는 것 뿐이다. 흥
좋긴 했지만 다른데를 더 가봐야겠다. 역마살이 끼었나


덧글

  • 2013/12/10 21:1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12/10 21:2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12/10 23:0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12/10 23:0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12/10 21:5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12/10 22:2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12/10 22:4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12/10 23:0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김이정 2013/12/11 16:49 # 삭제 답글

    저도

    한번 가보고
    싶군요
  • 벅벅 2013/12/11 19:58 #

    좋은곳이죠
    이정씨 비로그인으로 댓글 안남겨주셨으면 좋겠어요
    맛있는사과님이시잖아요
  • 2013/12/22 23:2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12/22 23:5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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