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하지 않은 <조금 특이한 아이, 있습니다> - 모리 히로시 북북

12.26 인가 27일에 읽은 책.
지난 oui님 께서 <깊은 슬픔>을 같이 읽고서는 연이어 추천해 주셨던 oui님의 추천서적. <조금 특이한 아이, 있습니다>
모리 히로시. 처음듣는 작가다. 사실 나는 책을 많이 읽어도 문학에 대해 문외한이기에 아냐마냐는 중요하지 않다. 작품이 좋냐 마냐가 나에겐 더 중요하다. 옛날 입대-전입 후 처음으로 산 책 <alone-외로워지는사람들>의 저자인 셰리터클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내게 심심찮은 충격을 준 책이었기에.

어쨌든 지난 날 일산 알라딘에서 구입한 책. 절판되서 찾기 힘들거라고 말씀해주시던 oui님의 말씀과는 달리 나의 공대출신 검색력은 그리 죽지 않았다. 사실 공대 출신과 검색능력은 별개지만 그냥 연계 시키자.
어쨌든 저렴한 값에 좋은분께 추천 받은 좋은 책을 구매해 기분은 좋았지만 그날 7권+ 읽고있던 책까지 8권을 집까지 가져가느라 팔이 빠지는 줄 알았다. 한 권의 책을 더 사서 내 팔에 노고를 더해준 oui님께 안부 인사를 드려본다. 안녕하세요^^.

제목이 조금 특이했다. <깊은 슬픔>을 나눈 분께서 추천해준 책이라 무언가 사뭇 느낌이 달랐다. 긴장하고 읽었다고 해야하나.. 어떤 특이한 아이의 이야기일까 궁금해 하며 시작했다.

책의 내용은 이렇다.
매번 점포를 이동하는 비밀스러운 음식점이 있는데 아는사람만 가는 그런 비밀스러운 브로커들의 음식점 같은 분위기가 물씬 났다. 주인공(약간 나이 있는 교수)은 우연히 그 음식점을 추천받아 가게 됐고 매번 갈때마다 2인분의 가격을 내고 항상 젊은 여성 대화상대가 붙었다. 매번 바뀌는 이 대화상대들, 이 같이 식사를 하는 상대들이 '특이한 아이'를 지칭하는 것이었다.
절대 둘은 안되고 혼자만이 예약할 수 있는 구조인 이 식당은 미스터리를 항상 남기지만 그 누구도 더 자세힌 미스터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왜냐? 작가는 그 미스터리를 그저 미스터리로만 다루고 싶었기에 굳이 가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작가는 비밀스런 가게운영과 매번 바뀌는 대화상대에 중점을 두는게 아닌 사실 인간과의 대화, 소통에 중점을 둔 메세지를 남기는 소설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나는 예전 기차를 자주 탈때가 있었다. 여행으로도 그렇고.
영화에서 보면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일회용친구가 되어 이야기를 간단히 나누곤 하는데 나는 그게 매우 부러웠다. 신입생 OT날 옆자리 앉은 우연히 같이 가게된 여동기와 '이과'개그를 하며 희희낙낙하며 기차여행을 잠시 나눈게 떠오른다. 어쨌든 난 그런 일회용 친구를 둘 수 있다는 개방적인 문화가 너무 부러웠다. 그걸 생각하니 매번 식사하러 갈때 대화상대가 바뀌는 이 form에 특별함을 느끼진 않았다. 오히려 흥미진진하기도 했고 나 또한 바랬다. 하지만 이건 미스테리 소설이기에 깊게들어가면 안된다. 그저 의미, 작가가 우리에게 주려는 메세지를 파악하는게 중요한 소설이다.

이 소설에선 반복성을 강조한다. 매번 다른 사람, 매번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를 하지만 아무렇지 않게 서로 얘기를 나눈다. 약 8~10회 쯤 이 미스테리 음식점을 이용하게 되면 홀연히 주인공들은 사라져버린다. 처음에 주인공에게 소개해준 후배가 사라지며 내용이 시작되고 마지막엔 주인공이 동료에게 음식점을 추천해주며 주인공이 사라지는 그런 사라짐의 이유나 일말의 힌트조차 남겨지지 않은채 사라지며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선 내용을 이어간다.


왜 사람들은 앞만보며 걸어가고 이어폰끼고 살아가는데 바쁠까. 그 지하철. 그 버스 같이 앉아 가는 시간이 길어도 아니 짧아도 손바닥만한 액정에 집중하거나 양쪽 귀에 꽂아진 이어폰에 리듬을 맡긴다. 그렇게 소통을 중시하며 카톡카톡페북페북 인터넷뉴스 등 손에서 소통을 놓질 않는다. 스마트한 세상이지만 어리석다. 바로 옆에 있는 아무도 아닌 사람과의 새로운 주제로 새로운 얘기들로 서로를 채우는게 더욱 흥미롭고 득 될 일일텐데 말이다.
이건 부끄러움과 관련이 없다. 사소한 정이 없는 것이다. 어제 20층 친척네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택시를 타고 헐레벌떡 뛰어가서 엘리베리터를 잡은 기억이 난다. 그 엘리베이터엔 17층 가시는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헐레벌떡에 헥헥 거린 나는 민망해 살짝 말을 꺼냈다.

"아 조금 늦어서 뛰었더니 너무 숨이 차네요"
"친구네 가나봐요?"
"아뇨 가족모임이 있어서 저녁 식사하러 왔거든요"
"아 요즘같은 때에 젊은 사람이 모임도 참석 잘하고, 좋네요"
"당연히 이런 자리엔 와야죠 하하"
"드문데, 학생은 잘 모를거야"

그렇게 17층에 내리셨다. 그리고 20층 버튼을 취소시키고 아줌마를 따라 내렸다. 그리고 품 안에 든 식칼을 꺼내는 찰나 뒤돌아본 아주머니의 놀란 표정에 정신이 들어-정신차려보니 20층에 도착해있었다. 음. 상상력은 참 좋아.
어쨌든 전혀 모르던 사람이었고 다신 안 볼 사람이었다. 하지만 대화는 즐겁다. 왜냐면 나는 잘생겼고 그 아주머니는 매력적이셨으니까. 뚱뚱한 아줌마는 싫다. 왜냐면 내가 뚱뚱했던 적이 있어서 뚱뚱한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건 내 개인적인 취향이고

어쨌든 요즘은 모르는 사람과는 그냥 모르는거다. 전혀 새로 알고 싶은 생각은 없으면서도 젊은 세대는 항상 헌팅과 미팅, 소개팅에 매달라있다. 매일밤 향락의 거리엔 남녀들이 득실거리고 클럽안에 20대 초반의 대학생과 대학생이 아닌 젊은이들이 춤을 추며 안녕들하냐는 이 세대의 거리낌 없이 새로운 이성을 갈구하고 술자릴 가진다.

기술이 발달할 수록 연락을 더 쉽게 더 자주 할 수 있을 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더 외로워진다. 그 연락이 단축되는 시간에 서로 개인 일에 빠져 살기에 바쁘기 떄문이다. 스펙, 학점,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피튀기는 전쟁에 다들 집중하느라 굳이 시간내서 향락의 거리에 나가지 않는 이상 남들과의 마찰을 원치 않는 듯 하다.
'사회집단의 도덕성은 개인의 도덕성보다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니부어의 말은 이제 무색할 정도로 개인의 도덕성 또한 매우 의심스러운 시대가 되어버렸다. 개인은 개인대로 이기주의에 빠져살며 집단은 그저 그 모임의 시간에 빠져 놀기 바쁘다.

이런 시점에 소통이 중요하다는 메세지를 던지는 이 책의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3년간 연애를 통해 잃은게 하나 있다면 '고독'을 잃었다. 나는 고독을 즐겼는데 3년간의 연애가 나의 고독을 씹어먹었다. 자주 얘기하는건데 그만큼 나에게 고독이란 존재는 나의 이미지의 하나였기에 스크래치가 강하다.
우리는 고독할줄도 알아야한다. 고독이 무언지 알아야 삶을 알 수 있다. 하나의 삶을 얘기 한다. 외로움에 빠져 살지 않는, 사람사이의 뻔한 가쉽거리 대화로는 외로움을 풀 수 있지만 돌아섰을때 커져가는 불안감은 감출 수 없어 액정에 불을 내고 양쪽 귀엔 이어폰이 없는 때가 없다.
외로움이 아닌 고독을 알아야 한다. 혼자는 외로운게 아닌 고독인 것을 알아야 한다. 외롭다는 것은 평소 본인의 인간관계에서의 소통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정말 자신이 그 사람들과 나누는게 있는지 아니면 그저 가쉽거리로 외로움을 서로 해소하는 건지.

나는 외롭다. 하지만 고독을 즐긴다. 혼자 책을 읽는 것 만큼 훌륭한 일은 없다. 하지만 서로 마주보고 혹은 커피숍에서 같이 앉아 읽는 책 또한 일품이다. 사실 사람이 앞에 있으면 대화를 하고싶고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내가 친구를 앞에 두고 책에 집중한 것 만큼 고독한 나의 모습은 또 없다고 생각한다.
침묵은 금이다. 시간도 금이다. 금은 비싸다. 침묵을 즐길수 있는 상대가 있다면 그건 어느 관계보다 외롭지 아니할 수 있다. 나는 대화를 좋아하지만 훌륭한 작품들 또한 좋아해 사람을 앞에 두어도 책을 잡는걸 서슴치 않는다. 조만간 친구와 테이블 사이 흔한 커피 두잔에 브레드류 하나 깔아 놓고 책을 읽어볼까 한다.

사랑은 그립지만 고독은 즐겁다. 사랑은 즐겁지만 고독은 낭만이 있다. 사랑은 낭만적이지만 고독은 자유롭다. 내가 나일 수 있게, 이 책은 내게 고독, 소통, 인간관계 무엇이 중요한지 정문일침을 놓아주며 미스터리하게 마무리 짓는다. 미스터리 함에 굳이 궁금증을 달지 않는다. 왜냐면 작가도 그 미스터리한 일들에 대해서 열린결말 정도로 표현할 것이다. 왜냐면 미스터리를 설명하려면 귀찮으니까 미스터리로 남기는거다. 어쨌든 정말 좋은 책이었다.

그래도 평점 7.37 은 약간 모자란듯 하다. 8점 정도면 충분하다.
두서없는 글이 됐다. 내 글은 원래 이렇다. ㅗㅗ 쓰다보니까 진짜 막장이다 인간관계 소통 고독 진짜 막 써서 주제도 못잡고 글이 이상하게 마무리 됐다. 언젠간 다시 정리 해보는 날이 오겠지 하며 그냥 넘긴다.
그리고 굳이 말하면 '조금 특이한 아이'가 특정하게 있진 않다. 그냥 미스테리하다. 다. 그래도 재밌다. 미스테리 같지 않은 인간미 느껴지는 책.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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