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정오
집에서 새벽부터 깨있는 상태.
부동산 관련 사형선고 아닌 사형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한가롭지만 마음은 전쟁같은 시간.
생선이란 친구를 통해 알게 된 네이버사장님의 동생분의 연락이 왔다
"벅벅 삼촌,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 요즘 생선이랑 연락해요?"
생선은 호주에 있다. 최근 보이스톡 왔지만 정신없을 때라 받지 못해서 다음날 걸었지만 지금은 셀폰을 쓰고 있지 않은 듯하다.
어쨌든, 연락이 왔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용씨. 생선이랑은 연락이 안되네요."
"조만간 한번 얼굴 볼 수 있을까요?"
생선의 소개로 얼굴 한번 보고 스테이크 얻어먹은 사이긴 하지만 좀 꺼려졌다.
나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지만 생선 스스로 자부하는 가장친한 친구 '벅벅'보다 생선의 호주정보를 꿰뚫고 있는 용씨라서 왠지 봐도 될 것 같았다. 심신이 녹록치 않은 요즘이지만 그래도 그건그거고 이건이거니까.
"네 조만간 뵈요 그럼"
"오늘 어떄요?"
대단하다.....
"오늘 세시에 만나요 삼촌"
나보다 한 열살은 많지만 나에게 삼촌이라고 한다. 나는 용씨라고 불러주고 싶지만 형이라고 편하게 부르라고 해서 형이라고 한다.
마침 정신 놓고 있는 차라 뭐라도 먹고(어차피 얻어먹는 것이기에) 기운 차려야겠다 해서 천천히 준비하려던 찰나 전화가 왔다.
"두시에 만나면 안될까요? 제가 오늘 바빠서요 삼촌"
그 한마디에 서두른 준비를 마치고 신촌으로 달려가 약속장소에 도착한 시간은 14:03.
약속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이 심한 나지만 불림당하고 시간까지 땡겨부른 용씨와 나의 약속 상관관계를 생각해서 스스럼 없이 넘겼다.
용씨는 빕스를 가고싶어했지만, 파스타를 먹고싶어했지만 우리는 신촌에서 이대점 아웃백으로 갔다.
용씨는 약간 지적장애가 있다. 하지만 전문적 지식이나 약간 천재성이 있어서 업계에서 살아남는다. 백수지만 그가 하는 활동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비즈니스를 하며 지낸다. 사실 네이버사장 동생이란 것도 의심이 가지만 그냥 믿는다. 더 생각하기 귀찮고 나야 얻어먹고 생선 얘기만 나누면 될정도의 사이기에 별 생각 안했다.
게다가 옷차림은 후줄근해 그러한(네이버관련)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했다. 외모로 평가를 하면 안되지만 지적능력으로 인해 그런 대인적인 관계에 대한 예의가 모자랐다.
예를 들어 아웃백에 들어가서 빕스는 런치면 할인되고 뭐 이런데 아웃백은 왜이래요 하면서 시시콜콜 따졌다. 난 정당한 대우를 받지 않으면 컴플레인을 넣는 편이지만 용씨의 지적수준은 이미 알고있었기에 내가 계속 타이르고 웨이터를 돌려보낸게 몇번인지 모르겠다.


결국 우리가 먹은건 '찹 스테이크 플래터'와 나의 '앨리스 스프링 치킨'
메뉴가 나오자마자 찹스테이크를 반갈라서 나를 줬다. 다이어트 한다는 명목으로. 뺼 살도 없는 나보다 마른 체구였는데 말이다.
게다가 난 이 메뉴보다 4천원 비싼 서로인을 먹고 싶었는데 이 가격대에서 시키라고해서 어쩔 수 없이 얻어먹는 입장이지만 투덜대며 먹을 만걸 찾았다.
찹 스테이크는 별로고 앨리스 스프링 치킨으로 했다. 소고기 먹고싶었는데..
우리는 맛있는 식사를 두고 생선에 대한 불편한 얘기를 나눴다. 내 친구 생선은 호주에서 불법체류자가 될 수 도있고 한국에선 이미 범죄자 급이다. 범죄자는 아니지만 몇백만원에 달하는(지금은 천만원이 넘어갔을지 모르지만) 빚을 만들고 호주로 도망친 것이다. 그것도 군복무에 대한 회피도 있었지만 어쩄든 불편한 얘기들로 별로 맛있진 않은 아웃백의 소고기가 아닌 런치메뉴들을 입에 넣었다.
근래 기름 좔좔 흐르는걸 먹은게 대창(난 대창 싫어한다)정도? 라서 그래도 잘잘 먹었다.
애피타이저로 나온 슾은 그렇게 맘에 들지 않았다. 식욕을 돋구긴 커녕 너무 속을 부담스럽게 했다. 콘슾이라 그런가, 난 브로콜리슾을 먹고싶었지만 다떨어졌다고 했다. 어쨌든. 그리고 사이드로 나온 망고에이드, 물인지 망고인지. 아웃백 디스하는 듯 하지만 그냥 느낌 그대로 쓰는 것이다. 아웃백 좋다. 굿굿요
아 근데 정말 별로인 식사였다. 먹부림이면 정말 맛있게 먹어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맘에 들지 않았다.
마주한 사람과의 상관관계로 음식 맛에 영향이 있었던걸지도 모르겠다. 그리 편하고 그리 좋은 자린 아니었으니.
얻어먹는 주제에 불평불만은 되게 많다. 죄송합니다.
서로인을 안먹어서 그런가

후식으로 나온 커피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바디감은 옅었고 특유의 청량감이 식사를 개운하게 마무리해주는 효과를 얻었다. 물론 찹이랑 내 메뉴 다 먹느라 커피 조차도 다 마시지 못하고 나왔다.
그리고 뒷문으로 나와 뺑 돌아 스타벅스를 향했다. 아웃백 바로 밑에 있는데 잘못나가서 젠장 -,- 그리고 자리가 없어서 연대점까지 갔는데 가는동안 이 사람의 인지능력까지 떨어지는지 나의 몸을 밀치거나 다른사람과 부딪히는 불상사를 연대점 가는 내내 겪었다. 너무 불편했다.
그래도 기름기 넘치는 식사. 배가 빵빵해졌다. 배 터져.
커피가 가장 맛있었던 이대점 아웃백 런치,
서비스는 그래도 역시 훌륭하다. 교육 철저네요. 서비스는 매우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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