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츤데레 여녀


츤츤.
츤츤댄다고 한다.

나는 츤츤하는 성격인 듯 하다.

손에 뭐하나씩 챙겨다니는 성격으로 항상 하나씩은 선물을 들고다니곤 했다.
그게 언제부터인지는... 아마 사무실에서 일하고 난 뒤부터 더 그런 경향이 심해지곤 했다.
그전에도 그랬지만.

꽃 한송이를 들고가도,
"오다가 주웠어"
이쁘게 포장된 꽃을,

좋아하는 과자 하나를 들고가도,
"오다가 주웠어"

시계를 바꿔줘도, 가벼운 전자기기를 선물해도, 신선한 조각케익을 들고가도
"오다가 주웠어"

그런 나에게 그녀는 내게 말한다
"그렇게 말해야 자기 맘이 좀 편한가보지~?"

그렇게 말해야 내 맘이 편한가보다.
게다가 난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좋다.
내 금전적 여유만 된다면 항상 베풀고 싶다.



난 딱히 생일을 챙겨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학생시절 내 생일은 항상 방학 끝무렵, 개학 전 걸쳐서
라기보단 친한 친구가 없던 탓일까? 그런 슬픈 얘기는 아니지만
어쨌든 나는 내 생일을 유별나게 챙기지 않았다.

뭘 받아도 이런걸 뭘 챙겨주냐며 절레절레 하지만 어느정도 속물로 대하는 상대에겐 뭐라도 더 받아먹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천성으로 잘 뜯어먹질 못한다.

기브엔테이크는 내게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주로 선물하는 편이지만, 선물을 받았으면 보답하는게 내 예의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닌 상대에겐 베풀지 않지만 받는다면 약소한 보답이라도 한다. 빚지는건 싫다.


어릴적 수학여행에서 사온 싸구려 목걸이를 건냈을 때 내게 어머니가 했던 말.
"이런걸 뭣하러 샀냐 갖다 버려라"
떠올려봐도 역시 사람은 배움이 정말 중요하구나 라는걸 느낀다.
그땐 어렸으니까 그냥 그저 넘기고, 이정도 문득 기억 날 스크래치 정도로 남은 듯 하다.
항상 어머니는 자신만큼 성실하고 반듯한 사람 없다고 하지만 너무 딱딱하다.
대나무 같아서 부러지기 쉽다. 너무 보수적이기도 하고 시대에 맞지않는 고정관념으로 답답함을 유발한다.
하지만 그것을 이해하는게 나의, 아들로서의 예의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는 정말 아니다.
우리 형같다. 너무 자신의 신념이 곧아서 부러지기 쉬운 사람. 
그런 사람들은 신념마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내 신념도 나 스스로 의심해 봐야겠다.

어쨌든 그래서 그걸 배워서 그런지 나도 무엇을 받으면 고마운 마음보다 거부반응이 더 크다.
"난 줄 필요 없는데 뭣하러 챙겼어"
차라리 현찰 100만원이면 오히려 편하게 받을 것 같다.
난 속물이니까


자라면서, 커가면서, 성장하면서 소소한 서로의 선물에 대해서는 고마움을 느낀다.
많이 느끼려고 한다. 거부반응을 최대한 줄이고 느끼려고 한다. 아직도 어색하지만 그래도 고마움은 많이 느낄 수 있게 됐다.
그래도 갚지 않는다면 내 속이 편치 않다. 그래도.. 아직은 익숙치 않은가보다.



지난번 지하철에서 무거운 케리어를 낑낑 들고가는 외국인을 봤다.
여자였다. 남자면 힘들더라도 낑낑은 아닐텐데, 외국인이기도 하고 외국인이 아니었대도 안도와줬을까?
어쨌든 꽤 긴 계단인 그 계단을 난 케리어를 들고 내려갔다. 일본인이었다.
그리고 난 아무렇지 않게 짐을 쥐어주고 반대편 열차를 타고 갔다.

이런 내 오지랖은 내 애인이 질투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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