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냉정을 보여준 <냉정과 열정사이 - Rosso> 북북



'냉정과 열정사이' 란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무언가의 명작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 영화를 보았을 때(영화를 먼저 봄) 꽤 큰 실망을 느꼈다.
누구나 명작이라 칭송하던 그 <냉정과 열정사이>가 내겐 큰 실망으로 다가와 그동안 잊고 지냈지만 원작의 표현력은 정말 대단했다.
영화회 된 작품들은 항상 소설이 더 재밌다는 말을 하던 사람들의 그 말이 몸소 와닿았다.

Blu(쥰세이의 이야기)를 먼저 읽고 다음으로 읽은 Rosso, 아오이의 이야기. 이 순서가 맞는 것 같다.
쥰세이의 이야기인 Blu를 먼저 읽어서 그런지 Rosso의 내용에 더 집중 할 수 있었다. 그 구성에 빠져들었고 이야기 하나하나에 복선, 연관점을 찾아내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 이게 그 내용과 연결되는거구나..'하며 말이다. 그 탄탄함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wow

아오이가 마빈을 내치면서도 결국 냉정을 끝까지 지킨 것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없었지만 찌질한 쥰세이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그저 서로가 얼빠진 성격들이라 그런가? 상대의 행복한 삶을 빼앗으면서까지 자신의 행복을 위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부족했던걸까?
그런 이유라면 조금은.. 조금은 이해를 한다. 나조차도 그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저 상대가 나보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좋은 조건이라면 보낼 수 있다'고.. 아주 멍청한 생각이지만 말이다.

사실 얼빠진 둘은 너무 이기적이다.
서로 웃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서로를 위하는 마음에 어느 둘(마빈과 메이)은 상처를 받았다. 서로에게 이기적인 것보다 더 큰 상처를 둘 사이의 조연들에게 큰 상처를 준 것이다.
8년간의 그 시간은 누구를 위한 시간이었을까? 상처를 준 만큼 그들은 평생 기억해야 할 것이고 둘도 영원히 기억해야 할 흉터다.
서로의 이기적인 것이 냉정과 열정을 만들었지만 거기엔 마빈과 메이의 슬픔이 담겨있다.

이렇듯 나는 소설에 더 빠져들었고 Blu와 Rosso의 열린 결말들은 더 시시하게 느껴졌다.
<다자키 쓰쿠루‥>의 열린 결말 만큼이나 허전했다. '이건 팬픽이 있어야해!'

어쨌든 Rosso에서 만큼은 애틋한 아쉬움이 묻어나왔으면 했지만 아오이의 냉정은 소설의 마지막까지 얼어붙어 있었다. 약간은 아쉬웠지만 난 아오이의 침착하고 고독할 수 있는 그 냉정이 좋다. 마음에 든다.

아오이의 냉정엔 이기적인 것이 많이 묻어나왔고 그렇기 때문에 쥰세이의 열정은 냉정으로 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끝내 서로의 냉정 속에 열정이 만나 오랜시간 기다린 서로를 위로할 수 있었다.
여기, 이 시점에서 나는 어느 쪽에도 기울일 수 없었다. 하지만 난 쥰세인 싫다. 찌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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