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소리 글글




또각또각
남자 구두에도 여성스러운 소리가 또각또각 난다
오래토록 오랜 길을 걷는다
살짝 녹은 눈의 한기가 구두 가죽 사이로 파고 들어온다
하지만 늘상 그런 것처럼

겨울 칼바람에
의지와는 별개로 긴 코트를 펄럭이며
질은 바닥에도 소리가 또각또각
겨울의 칼 바람은 그렇게
짧지도 길지도 않은 머리를 휘날린다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를 살짝 손으로 넘긴다
차가워진 손
혹한에 붉어진 손이 귀와 색이 동화된다.
귀는 손보다 빠르다.
겨울에 손은 주머니가 정석
주머니에 들어있는 휴대전화기에 묵직한 차가움은
한층 겨울을 더 느끼게 해준다



나는 가을에 머물러
겨울을 바라보고 있다

겨울에 그 코트
겨울에 그 주머니
겨울에 그 따갑도록 시린 귀와 손
주머니 속 그 손에 잡히는 메탈, 차가운 스마트폰

히터가 진득하니 틀어진 사무실과
사무실에서 친히 내주는 믹스커피,
여느 원두보다 그 추위 속에서 갓 탈출해 받은 믹스커피는 대단하다

그렇게 한껏 모두와의 만남
그리고 모두와,
한 손에 커피
한 손엔 담배

대화의 꽃을 피운다
봄은 모든 꽃들을 아름답게 개화시켜주지만
겨울에도 그만의 따스한 꽃이 있다.
지독하리만큼 차가운 겨울이라도

한낱 쓸모없는 대화 한페이지에도
해변의 시원한 바람
오히려 해변의 그 땡볕보다 더
시원하고 상쾌한 그 겨울을 느낄 수 있다

나는 그 겨울이 그립다.




덧글

  • Blueman 2014/09/12 11:06 # 답글

    오호.. 겨울은 추워서 밖에 나가기 싫은데 막상 나가면 상상이 저절로 드는 것같아요.
  • 벅벅 2014/09/12 11:15 #

    요즘 겨울을 상상하며 지낸답니다
    ;p
    럽럽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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