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에게 고함 감정

항상 너보다 일찍 갔지만
아니 되려 약속시간보다 일찍 갔지만
한편으론 널 데려다 줄 때 환승이 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던 순간들이 있었다.
물론 그 사실은 언젠간 들켰지만

우리가 항상 무엇을 하며
어떤 재밌는 데이트를 할 수 있는가
우리가 얼마나 맛있는 점심 저녁을 먹을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할 때
난 내 지갑사정을 생각하며 데이트 코스를 짰었다.

왜 데이트코스를 짜지 않냐, 짜오지 않았냐
라는 물음에 나는
내가 돈이 넉넉치 않아서 만나기도 부담스럽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받는 것에 익숙치 않은 내가
너에게 무언가 받았을 때
나는 어떤걸로 돌려줘야하는지
선물의 가격을 매겨 고민을 했었다

항상 기념일이 다가올 때면 나는 내 잔고를 걱정했고
네가 영화를 보자고 할때면 행여나
무자비한 가격의 팝콘세트를 시킬까
걱정하기도 했다.
물론 영화는 손에 꼽게 봤지만

언젠간 네가 더 여유 있어 신경쓰지 말,
있는 사람이, 있을 때 내는 거다 라는말에
신경 안 쓸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믿었다
하지만 너의 한계의 분노가 나에게 불똥이 튈 때엔
나는 더이상 누구도 믿을 수 앖었다.
이후 누굴 만나던
적어도 내 밥값, 그 이상은 내가 계산하게 되었다.


허나 이제 나는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고맙단 한마디를 위해 선물하고
영화를 안봐도 팝콘이 먹고싶으면
영화관 팝콘세트를 사먹고
환승은 고사하고 일반버스며 좌석버스며
되려 내 편한 좌석버스를 고수하고
데이트 코스비를 걱정 할 것 없이
나는 혼자 돌아다니며 내가 먹을
내가 마실 커피만을 계산하며 혼자 산책 다닌다.

이제 내게 그 때의 금전들은 푼돈이 되고
몇천만원이 아니더라도
몇달은 여유롭게 혼자 호사부리며
누군가와 비싼 초밥집에서,
매달 스테이크를 썰 수도 있게됐다.

하지만 이 또한 휴식 중인 이 시기를 지나면
옛날의 나 혹은 지갑사정을 걱정하며 지내게 될 것이 분명하다.

무언가를 취하면 무언가를 잃고
무언가를 잃으면 어디에선가 여유가 찾아온다.

내가 부족해질 조만간을 생각하며
오늘을 포함한 옛 나의 모습까지 되돌아본다.

아무 향기도 느껴지지 않던
신사동 가로수길이서 느끼던 나 혼자의 느낌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싶다

나에게로 고함인가

아 왁스 괜히 발랐다

덧글

  • 늘보 2014/09/20 08:43 # 답글

    공감되네요:)
  • 벅벅 2014/09/20 09:12 #

    ^^굿모닝 늘보님
    ;p
  • 2014/09/20 09:0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9/20 09:1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어른이 2014/09/20 17:26 # 답글

    공감이요. 아무리 더치페이라그래도 대한민국남자입장에서 데이트비 계산안되는거 아니죠. 우리끼린 김천이던 편의점이던 먹어도, 여친한테는 파스타랑 생과일주스먹이고 싶은게 사람마음이기도 하구요...
  • 벅벅 2014/09/20 17:32 #

    맛있는데 갈 때 여자친구 좋아하는거 다 시키곤
    여자친구 많이 먹이던 때가 떠오르네요
    (노 뷔페)
    데이트 전에 김밥이나 빵으로 배 반쯤 채워놓고...
  • 초인종 2014/09/21 04:13 # 삭제

    좋은 비싼 음식 안먹어도 되는데 저도 살면서 그런 마음을 받아보고 싶네요..
  • 벅벅 2014/09/21 06:53 #

    어떤 상처가 있으세요 초인종님 ㅜㅜ
  • 할아 2014/09/20 17:50 # 답글

    좋은 글이네요 잘 읽고갑니다~
  • 벅벅 2014/09/20 21:03 #

    감사합니다^^
    종종 들러주세요 ;p
  • 2014/09/21 00:0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9/21 00:0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09/21 00:4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9/21 01:5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카랑 2014/09/21 12:07 # 답글

    제 지갑 남친지갑 우리데이트 등등 여러가지가 생각나는 글이네요...ㅠ....
    좋은글 잘보고갑니당 벅벅님..!!
  • 벅벅 2014/09/21 12:15 #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더 행복한 데이트 만들어나가시기를^^
  • 군중속1인 2014/09/23 12:32 # 답글

    음...그래서 저는 카드고지서를 보고 눈물흘립니다 ㅋㅋ 쓸때는 안아깝지만 모이면 ㅠㅠ ㅋㅋ
  • 벅벅 2014/09/23 13:06 #

    한 때 데이트 한 영수증만 모았던 적이 있는데
    정말... 지출이 장난아니더군요 ㅋㅋㅋ
    ㅜㅜㅋㅋㅋ..ㅜㅜ.ㅋ.ㅜㅋ.ㅜㅜ.ㅜ..
  • 리미 2014/11/10 01:20 # 답글

    제가 술이 왜 늘었나 생각해보니
    사람들하고 같이마시면 저 술을 내가 더 많이먹고싶어서 였더라구요.
    그래서 술이 많이 필요한 몸이 되었으니.....
    지팔자는 지가 꼬우는거 같기도하도......
  • 벅벅 2014/11/10 11:12 #

    저도 술 밝히면서 마셨는데
    요즘은 쉽지않네요 ..;)
  • 2017/01/07 01:13 # 답글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당~ ^^
  • 벅벅 2017/01/07 10:36 #

    ^^
  • 제트 리 2017/01/09 20:37 # 답글

    공감이 되는 글이군요.. 이젠 남녀가 고민을 해야 할 거 같습니다
  • 벅벅 2017/01/09 21:54 #

    소통하는 관계부터 ^.^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