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종이도 단면과 양면이 글글


내가 언제나 밝고 말을 많이하고
익살스러운 이유는
내가 가진 슬픔을 내비치고 싶지 않아서야
내가 더 힘들지 않게

내가 침착하고 사람 많은 곳을 피하고
쉽사리 입을 먼저 열지 않음은
내가 너와 대화를 섞을 만큼
행복한 사람이 아니고
그로인해 네 귀도 행복한 말만 들을 수 없기에

내가 과묵하고 내 할 일만 하고
괜한 허세부리지 않는 것은
내가 얼마나 별볼일 없는지 알기 때문이고

내가 허세를 부리고 비하하고
잘난 점만 내비치는 이유는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은 그까지 밖에 안된다는
나의 슬프도록 솔직한 진실이야


다른 이면을 가지고 있지만
한사람인 나
페르소나로 가득하지만
본질이 얼마나 저질인지
가면 속 진짜 내 모습을 알지만
혼자인 시간마저 쉽사리 내려놓지 못하는
그 질기도록 늘러붙은 가면들은
이미 나니까

스리슬쩍
살짜쿵 보이는 한지가 되고싶다
오색한지가 아닌 그저 연하디 연한 색임에도
살짝 내비쳐지는 그런 색의 한지

굳이 강한 빛에 내비쳐서 확인하는 지폐보단
가볍도록 가벼운
눈에 비치는 빛정도로만 비치는 그런,
그런 한지가 되고싶다.
숨길래도 숨길 수 없는, 숨기지 않는
시스루

덧글

  • Blueman 2014/09/21 14:41 # 답글

    내면에 대한 적절한 비유가 돋보입니다. ㅎㅎ
  • 벅벅 2014/09/21 15: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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