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의 1인1닭 출출


뉴스를 쭉 보다가 솔로대첩이 또 있다고 한다.
작년인가 재작년에 뭐 어디냐 어디서 했다고 했던것 같긴한데...
올해는 뭐 신촌에서 한다고 하는것 같은데 그냥 재밌는 가쉽거리

사실 뭐 다를 것 없는 솔로인 나 또한 솔로대첩 대상자긴 한데
'굳이..'

퇴근하는데 치킨이 너무 먹고싶었다.
다음주부터 밀가루 끊는다는 동생한테 자꾸 물어봤다.
"치킨 먹고싶다 치킨 먹고싶다, 넌 닭강정과 (일반적인)치킨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니 뼈말고"
막 자꾸자꾸 물어보며... 정말 치킨이 먹고싶었나보다 저렇게 얘기했던걸 생각하면
그래서 퇴근길 치킨 먹을 동지를 찾는다
한명은 시험기간이고, 한명은 육수 마치고 백수, 임용 1차 마친 잠깐 백수 등등
집 근처에서 먹고싶은 마음이 강했다. 그래서 동네친구인 임용친구를 섭외하려고 했으나 이태원프리덤~~

결국 난 1인 1닭을 하기로 결심한다




난 어렸을 적(초,중학생 쯤) 가족들과 야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질 않았던 기억이 강하다.
치킨도 그러했지만 특히나 족발, 보쌈을 먹으면 새벽에 게워냈던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 야식이란 아주 행복한 일이지만서도 조금은 새벽을 걱정하게 되는 그런 존재였다.
하지만 고등학생 땐 야식으로 대학생인 형과 치맥을 종종 먹기도 했고 뭐 기타 등등 편의점 음식, 그러했다.
그리고 대학생 땐 뭐 말 안해도 밤 늦게까지 먹고놀고 웩 하고 그랬었으니...

그러다보니 '정상적인' 가정이란 사회에서 야식을 먹은 적이 중학생 쯤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2년의 기숙사 생활과 2년의 군생활 그리고 지금 약 1년간의 나 홀로 집에,
이런 생각 정말 정말 정말 안하는데 오늘은 문득 들었다.
'아 오늘은 집에 아빠가 있으면 좋겠다'
보통 짜장면 하나만 먹어도 배가 터지는 나에겐 1인1닭이라는 것은 아주 부담스럽기 떄문이다.
배가 고파도 야식이 떙겨도 좀 저렴한(생각보다 저렴친 않지만) 편의점 음식이나 패스트푸드를 이용하거나
집에 남은 냉동식품으로 해결하기도 간식거리로 뭐 어쨌든,
1인1닭을 먹는 짓은 정말 돈 아깝고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했다. 먹은 뒤 남은 치킨을 다음날 식은 치킨으로 먹는 그 맛은 정말 끔찍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나는 혼자였고 1인1닭을 하게 되었다. 일주일에 한번 볼까말까 하는 그 사람은 역시나 오늘도 보이지 않았다.
외로움에 잠긴채, 그렇게 1인1닭을 결정했다.

옛날 글에도 있겠지만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먹는 술은 정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포장마차에서 술먹고 테이블 뒤집거나 테이블 위에 갖은안주들이 담긴 접시들을 마치 손으로 쓸어담아 바닥이란 쓰레기통에 놓아두듯이 테이블 위 모든 친구들을 정리해고 시키는 모습은 정말이지 꼴볼견이고 충격적인 모습이니까, 플러스 민폐
근데 오늘 마셨네




집에 들어와 보일러를 틀었다. 보통은 틀지 않고 전기장판을 달구고 컴퓨터책상 앞 의자에 걸터 앉아 컴퓨터하는게 전부지만
오늘은 보일러를 틀고 싶었다. 오늘은 참 특이하다. 뭔가 이렇게 자꾸 안하던걸 하고싶게 되는걸까
오늘은 가스비 생각하지 말자, 그래놓고 지로용지를 받아 볼 땐 한숨을 내쉬겠지만.
안좋은 징조일까


어쩄든 그렇게 나는 냉장고에 달린 배달음식 리플렛 몇개를 집어 치킨집을 찾기 시작했다.
어차피 생각은 BBQ양념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두개의 리플렛을 차례로 넘겼다.
아쉽게도 BBQ는 리플렛에 없었다, 홍보 안해도 잘되는 곳은 역시 없나보다. 집 근처 유명 브랜드 치킨집도 볼 수 없었으니
그렇게 그냥 리플렛은 던져둔채 인터넷으로 메뉴를 확인하고 점포 확인 후 전화,
역시 치킨은 반반무많이인거지?ㅎㅎ 오리엔탈 반반으로 시켰다.
그렇게 나의 홀로, 고독이라 말하고 외롭다고 느끼는 혼자만의 저녁 상의 준비가 끝났고 나는 냉장고에 약 50캔 조금 안되는(종류는 세가지 뿐이지만) 맥주 중 카스라이트 두캔 들고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얼마 쓰지 않아 치킨이 도착했다.




먹는 것은 말보다 사진이 중요하기에 그냥 뭐 맛있었다 그런 볼품없고 흔한 말 따윈 사양하고 거두절미하겠다.
뭐 사실 거두절미하려면 이 위에 모든 글들을 이미 잘랐어야 했던거지만,
카스라이트 한캔을 마시고 영 아닌 맛이라 그냥 흡입해버리고 클라우드로 갈아탔다.
그래 커피도 블랙커피고 맥주도 라이트는 안되지, 적어도.

뭐가 그렇게 외로웠는지 혼자 치킨을 거의 다 먹어버리곤 많은 양은 아니더라 맥주 두캔 어우 배불러
2000원이면 간단히 밥버거로 떼울 수 있던 저녁, 그리고 반찬과 밥이 남아있었던 집의 음식을 둔 채 나는 17000원의 1인1닭 소비를 했다. 게다가 남기기도 하고
생각보다 글이 더 안써진다. 먹기전엔 무슨 A4 넉장은 더 나올 것 같은 스토리들이 머리 속에 담겨있었지만
가득 차버린 내 위장만큼 토해낼 것도 글이 아닌 치킨 밖에 없기에 글은 더 나올게 없네




고독을 즐겼지만 그 고독이 나를 외로히하게 만들고 별 다른 느낌 없이 익숙했고 그동안 외로움에 익숙해졌고 외로움이 자체였던 내가 오늘따라 왜 더 그랬는지 모르겠다. 이 치킨의 욕구는 아마 외로움의 해소 수단이라고 생각된다.
여태껏 더 고독하고 외로운 일이 많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고독이라 쓰고 느끼는 외로움들이란 것들이 얼마나 크고도 많을텐데
어쨌든, 오늘따라 그랬다. 그러고 싶어서 그랬다.
11월달부터 12월초까지 통장 100단위가 바뀌어 조금은 절약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할긴 했지만,
그랬다, 그냥 그랬다. 그러고 싶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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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고지식한 순록 2014/12/07 21:59 # 답글

    그냥 그러고 싶은 날이 잇어요
  • 벅벅 2014/12/07 22:04 #

    오늘이 그랬던것 같아요 ;p
    .
  • 2014/12/08 01:1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12/08 00:0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12/08 01:1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12/08 12:5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커부 2014/12/08 00:37 # 답글

    아니...치킨 나오는 글이 이리 적막할 수가 있다니...으앙
  • 벅벅 2014/12/08 12:50 #

    즐거운 치느님에게...
    ㅑ(
  • SEAZ 2014/12/08 02:22 # 답글

    ㅓㅁㄴ아ㅗ랑ㄻㅎㄴ 아 보일러.... 애증의 보일러....

    망할놈의 원룸 방이 같은 외벽쪽이라 안틀면 방온도가 내려가도 틀자니 다음달 고지서가 무섭고.....

    결국 틀었습니다. 저저번달에 6만원 이번달에 7.5만원....... 다음달엔 얼마 나올지 무섭습니다......
  • 벅벅 2014/12/08 12:52 #

    10만원 아래는 양반이죠...
    작년엔 30평좀 되는 집에선 적당히 틀어도 기본 20....
    올핸 평수 줄었으니 돈도 제발ㅜㅜ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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