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한까치만 글글

나는 안경잡이다. 내 시력은 평균 1.2
시력이 안좋아서 끼는 것은 아니다, 눈이 좋지 않은 것 뿐.
공놀이를 그렇게 좋아하는 나는 체육시간을 좋아하긴했지만 '햇빛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이라는 가사에 걸맞는 날씨는 체육활동하기에 아주 좋지만 너무나도 부시는 내 눈엔 나름의 혹독한 시간이었다,
정작 큰 불편은 2박3일의 예비군의 시간과 공간의 방만큼 지루한 초등학생 시절 운동장 조회 때 느끼긴 했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항상 가족모임에서 나는 친척어른들께 어릴 적부터 "벅벅이는 눈에 힘만 딱 주고 다니면 좋을텐데"라는 말을 많이 듣기도 했다.
실제로 훈련소에서 가장 쓸모없는 총검술 훈련 도중 쨍쨍한 날씨에 눈물이 자꾸만 흐르는 상황이 있었다. 병자 취급 당해 그늘에서 교육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더 어릴 적 까불까불하다 아버지의 담배꽁초에 의한(재떨이로 맞은걸지도 모르지만 진실을 아는건 나의 유년시절을 기억하는 아버지겠지) 왼쪽 눈가 '담배빵'이라는 흉터로 인한 시신경에 영향이 생겼던걸지도 모른다.
시신경 파괴에도 가능성이 있지만 시력은 좋으니 이 점에 대해선 그냥 사족인듯 싶다.

큰 노출에 눈이 불편하기도, 다크서클과 잘 보이지 않는 흉터 가리개로써 그렇게 나는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맥락은 이어지지 않지만 나는 흉터로 인한 끌림인 스스로도 모를, 만유인력보다도 강한 욕망이 이버지의 재떨이로 손을 이동 시켰고 꽁초에 불을 붙여본 적이 있지만 아주 좋지않은 의미의 '심쿵'을 겪고 난 뒤 그 이후 나는 담배를 혐오하게 되었다.

그런 경험에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약 14년 뒤의 나는 재떨이에 꽁초를 집는게 아닌 꽁초를 재떨이에 박아버리는 엄청난 내공을 얻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담배를 배웠다.
배웠다 라는 느낌보다는 시작했다'라는 표현이 나에겐 더 적합할것 같다, 혼자 사무실 뒤켠에서 빨아댄 것 뿐이니.


담배를 접하기 전 대학생 때나 군부대에서 아마 가장 많이 접한 담배에 대한 일상은
"나 한개만" 인듯 싶다.
비흡연자일 때의 흡연자 친구, 군동기들은 한까치가 뿌러지거나 손가락에 뉴턴의 제 1법칙을 강하게 작용해서 반도 더 남은 담배를 '아작'내는 경우, 어떤 경우보다 사소하고 강하게 분노를 표출했다.
그들에게 그 한까치란 훈련소에서 몰래 태우는 한까치보다 소중한 일상 중 한 순간의 한까치 한까치인 것이다.

어쨌든 그런 한까치임에도 불구하고 다 같이 필 때의 담배의 한까치는 돗대(마지막 한 까치)아닌 이상 쉽게 빌리고 빌려주는 존재가 된다.
여럿이 있는 상황에서 한사람만 담배가 있을 때의 그 담배 한갑이 배로 소모되는 쉽게 텅텅 비어버려 돗대만 남아버리는 경우의 상대적 박탈감은 아주 크나큰 존재긴 하지만말이다.

담배 한까치의 평균 가치는 약 130원
한달 안되어 인상되는 담배 가격은 한갑에 5000원
한개피의 가치는 250원
담배의 가치가 약 2배로 뛰는 만큼 남에게 내어주는 담배의 부담 또한 두배가 되버린다.
여태껏의 2000~2700원 선의 담배 한 갑도 한개피 한개피 내어주다보면 기분이 그리 썩 즐겁진 않지만 담배의 물적 가치가 증가함에 따라 담배 한까치의 미담 또한 더욱 부담스럽게 되고 한까치 빌리는 것이 자판기커피 하나와 교환하는 실질적 물물교환의 개념으로 바뀌어버릴도 모른다는 것이 아주 현실적인 일이다.

이제는 내어주는 것도, 빌려 피는 것 또한 부담이 두배가 되버릴 시대를 살아갈 우리
하루 오백원의 용돈으로 최대한 불량식품과 오락기의 조이스틱을 손에 쥐던 우리의 그 손이 한까치의 오백원이 될지도 모르는 담배를 손에 쥐고 살아간다.

100명분의 하나하나가 모여 신사임당이 된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멋진 중년남성들의 신사다움과 오만원권의 신사임당 이름을 받들어 한개비에 평균 250원 밖에 안하는 호의에 불편해하지말고 간과 쓸개까지 내어줄 수 있는 멋진 신사가 되고자 우리 모두 노력하자
우리 존재 화이팅

물론 난 스벅 쿠폰만 내줘야지, 내 간과 쓸개는 소중하니까
라고 말하며 술 약속이 있는 퇴근길을 달린다. 신난다! 내 간아, 내 쓸개야!

안경은 물론 썼다.
더 지적여 보이니까 신사신사심사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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