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교의 짧은 통화 감정


기억상 1분, 3분은 안되던 통화였다.
내 인생의 가장 열심이었던 4년 중 어떤 하루

전화를 하게 해준다는 말에 종교활동을 뿌리치고 사역을 했다.
주중 훈련, 꿀 같은 주말 은 아니지만 그나마 군장 매고 뛰쳐 나갈 일 없는 일요일
가장 평화로운 일요일 또한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그 4년 중 하루도 허무하게 보낸 적 없을 정도로,
하지만 전화는 할 수 없었다. 그저 악마의 속삭임이었을 뿐 고생만 했다.


그리고 훈련소 3주차였던가, 훈련소 기간 중에 전화를 쓰지 못하지만 딱 하루 사용 가능하게 해줬다.
그것도 소대장의 핸드폰으로, 가장 하고 싶은 사람에게 약 1분정도 통화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동기들 그리고 같은 분대원들은 가족들에게 많이들 하며 가족에게 하지 않고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하는 동기를 역적 취급했지만 그러곤 여자친구에게 전화하는 동기도 있었다. 이중성.

난 그저 묵묵히 있다가 거침없이 다이얼을 찍었다. 여자친구의 번호
"누구한테 걸어?"
공식 기자회견인 마냥 한명씩 돌아갈 때마다 피할 수 없는 질문들
"여자친구", 동기들의 비난이 난무했지만 후회도 고민도 없었다.

다행히 받았다. 네가 전화를 못받는 상황이면 어쩌나 싶었지만 다행히도 받았다.

군대 가기 전 힘들어 하는 너를 위해 2주간 학교를 빠지고 네 옆에 있던 시간(덕분에 그 학기 비장학생)
나의 입대 날, 너는 하루 수업 빠지는 것도 안된다며 전화로 입대를 인사했던,
그럼에도 당시 그런 너를 난 전혀 원망하지 않았었고 고민 없이 너에게 전화를 걸었다.


1+1=2
소풍엔 김밥, 김밥하면 참치김밥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면 기차, 기차는 빨라
이처럼 공식인 마냥 나는 너에게 전화를 걸었었고 너는 울먹이며 내 안부를 물었지, 인터넷 편지를 보낼 순 있어도 내가 보낼 순 없으니. 우편 붙일 시간도 없었다. 내가 겪은 훈련소는 그러했다. 편지 한장 쓰기 힘들었고 야간에 불침번 근무 중 몰래 쓰거나 화장실 큰일 보는 척하고 썼던 것 빼곤 시간이 없었다(여차저차해서 대대 우편함에 넣었다).
어쨌든 과외가는 길이었던 너는 다행히 받을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며 다행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수 년이 지난 어느 날,
하늘에 걸쳐 있는 석양을 바라보는데 그 날이 갑자기 떠오르더라,
훈련소에서 통화 했던 그 때와 자주 배웅해 주던 사천교의 그 과외의 그 골목이.

네가 전화를 끊고 바라봤던 하늘은 어떤 하늘이었을까
최근 내가 봤던 애잔한 석양 빛에 물든 저녁 놀이 아닌
조금 더 애잔한 놀을 가진 하늘을 바라봤으면, 그렇게 느꼈었으면 좋겠다.
소중한 한 통의 전화를 받은 네가 바라본 그 하늘이




사실 학교를 뺴먹었던거나 항상 최우선을 너에게 뒀던 것에 이후 가끔 후회했었다. 그로인해 여파가 컸으니,
하지만 최근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너도 나를 좋아했듯이 나도 너를 좋아하는 마음에 지금은 할 수 없는,
지금보다 더 철 없을 스물 초반 할 수 있는 가슴 설레는 그런 드라마틱한 연애를 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그런 생각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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