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감정


기차 여행을 갔었다
요즘보단 활성화 되기 전, 자리 앉을 여유 넉넉 할 때
시간대를 잘 맞추거나 코스를 잘짠 영향도 있겠지만 꽤 다닐만 했다.

기차여행으로 생에 처음으로 부산을 가봤다.
부산에서 회를 먹고오지 않아 몇 해가 넘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도마 위에 오르는 친구와의 술자리 얘기거리
당시엔 정말정말정말 해산물을 즐기지 못하고 그러하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회 없는 부산을 즐겼다. 그냥 여행이기에 먹부림에 그리 치중하지 않았다.
가보지 않은 곳, 올해 흥했던 국제시장도 그 때 가봤고(당시에도 바글바글) 어쨌든 지하철도 타고 이리저리 다녔었다


부산에 가본 적이 없다던 당시 여자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파리에 여행 다녀온 친구의 에펠탑 키링 선물을 아주 각별했던게 떠올라 부산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것을 찾아봤다.
나름 기발하다고 생각한 나의 선택은 돌.

미국 쓰레기를 기념품으로 팔거나 미국 흙을 담아오는 사례를 들어본 적이 있다.
것보단 돌이 나을거라 나름 생각해 해운대와 광안리에서 눈에 불을 켜고 이쁜 돌을 찾아 주웠었다.
당시 어렸을 적 생각 할 수 있는 나름의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고 좋은 선물이 될거라 생각했다.


여행이 끝나고 나는 주워온 돌을 적당한 통에 부산역 스탬프 찍힌 종이와 함께 담아 선물했다.
부산을 가보지 않은 언젠간 부산에 갈 너에게 부산에서만 구할 수 있는, 부산의 향기가 담긴 돌과 기념스탬프라며 건냈다.
받는 여자친구의 반응은 시큰둥 했고 실용성 있는 선물을 얘기 했었다.
그리고 당시 그 선물이 정말 어이없었었다는 말을 들은건 꽤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선물은 역시 받는이에게 가치가 있을 떄 비로소 선물의 가치가 형성 되는 것이었을까? 슬펐다.

이후 나도 언젠간 선물을 받았다.
부산인지 홍콩인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자기도 돌멩이를 기념으로 주워왔다며 선물로 건내줬다.
그 돌은 소중히 오늘 오전까지도 내 책상에 자리하고 있었다. 내게 의미없는 선물은 없었기에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선물 받는걸 좀처럼 꺼려했었는데 그 돌만은 가볍게 받을 수 있었던것 같다.
그렇다해도 사실 그렇다할 값나가는 선물은 받아 본 적이 없기도하고 선물 받는 일이 드물기도 해 가볍게 받을 수 있던것 같다.



보물상자 같은 박스에 담겨있던 선물들 마냥 나는 지난 추억거리들을 잘 버리질 못한다.
앞으로의 관계를 위해서나 나를 위해서나, 올해 웬만한 것들은 다 정리를 해서 정리를 굉장히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돌멩이는 항상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근래 이것저것 좀 생각나서 돌을 보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아까 두 돌멩이를 집어다가 나가서 적당히 던져버렸다.

뭐 물론 찾아보면 뭔가가 더 나오겠지만 던지며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아 정말 이렇게 보내는거구나'

전 관계 중 결혼을 앞둔 사람도, 결혼한 친구도 있지만 정말 열심히 했던 연애의 추억을 던진다고 생각하니 뭔가 기분이 오묘했다.
그래 뭐 잃어버린셈 칠 수도 있고 모든 관계와 모든 것을 모두 간직할 수 없는거니까
굉장히 기분이 오묘하다

100중에 90을 버릴 때와 그 나머지의 10중 하나를 던지는 느낌은 아주 다르더라
어쩌면 10도 안남아있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그랬다.

책상 한켠이 썰렁해졌다.
동시에 마음 구석 어딘가가 썰렁해졌다.
잘한걸까

항상 추억이나 추억이 깃들 물건을 정리하거나 버리는 것은 마음을 홀가분하게 해주는 것이 아닌 납덩어리 비수를 맞는 느낌이다.
집안일의 청소와 이런 정리는 결국 같은 하나의 정리인데 어쩜 이리도 다를까
청소는 몸이 무거워지고 정리는 마음이 무거워지는것 같다.
그냥 그런것 같다.

문득 그녀가 좋아했던 드라마 [그사세]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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