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 접대 본능 냥냥


고양이는 은혜를 쉽게 잊는다고 한다.
2~3일 간다고 언듯 들은 적이 있다. 어디까지나 카더라 통신으로 들은 얘기지만

배고파 냥냥 울고있는 길냥이에게 밥을 몇번 준 적이 있었다.
챙겨준 밥이 생각 났었는지 가끔 집 근처에 어슬렁 거리며 날 기다리고 있던 적도 있었다.
집사도 아닌 그냥, 어쩌다 밥 좀 챙겨준 몇번으로 날 만만한 닝겐으로 본건지 어제도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더라
마침 잘 안먹는 연어 통조림에 기름기를 쫙 뺴고 물로 한번 행궈 또 챙겨줬다.


항상 길냥이에게 밥을 챙겨주지 말아야지, 어차피 내가 가질 수 있는 애완동물도 아니고 길냥이일 뿐이니까
어차피 다시 떠나갈 방랑 냥이니까



근데 또 챙겨주고 말았다. 구슬프게 내는 울음소리에 매번 지고 만다.

마치 담배값 오르면 담배 끊겠다는 그런 정도의 의지인 듯 싶다.
그래도 맛있게 싹싹 비워 먹은 통조림의 깨끗한 흔적을 후에 보면 뿌듯한 마음도 없지 않아 든다.
그래도 또 결심을 한다. 항상 한다. 길냥이에게 정을 주지 말자고, 절대 그러지 말자고,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그냥 이래저래 마음이 뒤바뀐다. 그리곤 역시나 늘 그랬던 것처럼 그런 생각을 접어버린다.



육회가 먹고싶다, 길냥이가 맛있게 먹고 떠난 흔적을 보니 나도 한점 남기지 않고 꺠끗히 먹는 육회, 거기에 소주 한잔이 떠오른다.
길냥아 나에게 오지마렴, 난 엽총으로 너흴 쫓아버리고 싶어,
그렇게 길냥이에게 항상 번복되는 애증을 가지고 있다.


꾸역꾸역 몰려오는 잠을 버티며 제 시간에 자려고 했지만 그 몰아치던 잠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고추장에 간장계란 비벼 한그릇 먹고 포만감으로라도 자려던 내가 수면에 실패하고 또 패턴이 꽝이 되버려 밤 늦게 만나게 된 길냥이
다신 오지마렴, 내게 필요한건 내게 다가와야할건 수면이걸랑


만약 고양이를 키우게 된다면 그건 원룸으로 옮겼을 때,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쓸데 없이 넓은 곳에 살고 있는 현재가 더 가능성 있는 얘기다. 옷방도 따로 있으니,

그래도.. 동물을 키운다는건 그리 만만한게 아닌걸 알기에 쉽사리 결정을 못하는게 크다.
나는 아직 너희를 책임 질 수 없다. 냥들아



덧글

  • 애쉬 2015/11/04 08:02 # 답글

    ^^ 인연입니다 키우시든 아니 키우시든
    우리 도시로 이주해 온 마지막 카스트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권리나 도리를 따지기 보다는 그저 아픔이 싫으네요 편하게 공생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 벅벅 2015/11/05 04:12 #

    가끔 굶거나 소식하는 제 밥값보다 값진 통조림을 먹는 냥이들을 보면 얄밉기도 해요ㅎㅎ.. 애증....
    그래도 공생공생꽁냥꽁냥
  • monsterRachel 2015/11/04 10:35 # 답글

    아유 녀석들... 이쁘네요. 겨울 오는데 잘 견디기를.
  • 벅벅 2015/11/05 04:11 #

    그니까요... 한번은 담요 집 구석에 뒀었는데 잠깐 있다가 사라지네요^^;;;
    역시 들냥이들은 사람 집 근처엔 관심이 없나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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