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때때로 맛이 없다 출출


군대 가면 없어서 못먹는다고 하며 편식은 고쳐질거라 주위에서 다들 그렇게 얘기했었지
벗 훈련소 당시에도 안먹는건 안먹었다. 대신 밥을 많이 먹었다, 밥돌이란 고등학생적 별명에 걸맞게


일병 쯤부터 나갔던 평택 쌍용 근무
먹을거라곤 배달되는 도시락 혹은 근무지 앞에 단 하나 뿐이었던 쭈꾸미집
나름의 이유로 많은걸 누리고 지냈던지라 모두가 쭈꾸미를 먹을 때 내 테이블엔 김치찌개 혹은 선지해장국 하나가 꼭 추가로 올라왔다.
지금은 쭈꾸미를 가끔 먹지만 그 땐 먹지 않았다.

그리고 그 철야 마치고 복귀 전 아침은 항상 근무지에서 꽤 떨어진 복귀 길 콩나물국밥집
많은 선후임들이 콩나물국밥을 먹지 않았다. 나는 당시 콩나물국밥을 처음 먹어봤지만 콩나물을 딱히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이 맛있는걸 왜 안먹느냐고 물었던게 기억이 난다.
나오는 길에 너무 배가 고파(어제 저녁도 안먹고 잤음) 보이는 밥집 아무 곳 들어갔다. 그렇게 들어간 곳이 콩나물국밥집,
철야 끝나고 돌아가는 길 그 맛있게 먹었던 콩나물국밥을 떠올리며 콩나물국밥을 들었다.
근데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 당시 왜 많은 수가 들지 않았는지 왠지 모르게 공감이 갔다. 그래도 그냥 배고파서 꾸역꾸역 먹었다.
'왜 이렇게 맛이 없지...'
임신은 안해봤지만 임신초기의 입덧처럼 콩나물국밥의 냄새가 훅 올라와 헛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전혀 느껴보지 못한,
분명 맛있게 먹었었는데....

그 추억은 밤새 피곤하게 철야 근무 후 먹은 따뜻한 국밥이었기에 미각이 미화되었던걸까
그래, 모든 콩나물국밥 집의 콩나물국밥 맛이 같을리는 없지.
아 근데 오늘은 입 맛이 하나 없다. 그냥 허기졌을 뿐,
지금 마시고 있는 커피 조차도 맛이 없다. 일어났을 때부터 힘이 없고 감기몸살에 걸린 것처럼 몸이 좋지 않았지만 나의 아침은 늘상 그렇기 떄문에 그냥 날이 추워서 그런거라 생각했다.
근데 감기에 걸린것 같이 입 맛이 하나 없다. 허나 이렇게 며칠을 계속 지냈는걸
난 내 아픈것조차 모르고 그냥 하루하루 충실하려고 그러려고, 그렇게 지내고 있다.

감기에 걸린것 같지만 그래도 오늘 나의 하루는 다른날과 다른것 없는 하루가 될거야.
모르는게 약이라니 모르고 지내면 이게 병인지도 뭔지도 모른채 그냥 늘 지내던것처럼 지내게 될거니까


오랜만에 입은 목폴라 위로 올라오는 화끈한 얼굴의 미열이 그저 추운곳에 있다 들어온 이유라고 생각할래
약간 어지러운것 같지만 이것도 추운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라 생각할래
내가 아픈건 아픈게 아니라 약한척 하는거라 생각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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