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의 복장과 일상의 상관관계 벅벅


집을 나섰다.
아래는 기모츄리닝 바지
위로는 대충 레이어드한 셔츠 두장 걸치고 코트까지 걸쳤다.
삼선슬리퍼까지 안신은게 다행이다. 그냥 운동화

위로 걸쳐 입은건 아침 우연히 n클라우드에서 2년전 사진을 보다가 발견한 유니크한 패션......을 보고 따라 입은 정말 있는대로 입은 옷차림
그렇게 나는 수수께기의 옷차림으로 나는 집을 나섰다.


어제 약 5시간 술을 마셨다.
그렇게 많이 마시지 않았다.
소주 한병 조금 넘게, 보드카 스트레이트와 언더락 세잔씩

보드카가 문제였던걸까
1차 오겹살 소주
2차 세계맥주집 보드카
3차 광어회 소주
마지막으로 해장을 위한 맥도날드,
우리 고등학교 친구들은 술먹다 밤새거나 새벽까지 같이 있을 때면 항상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든 쉐이크를 먹든 맥도날드에서 해장을 한다. 뭔가 하나의 전통처럼 되어버렸다.


수수께끼의 복장으로 얇게 입고 나온 탓인지 굉장히 춥다.
어쨌든 어제 그렇게 술을 먹고 들어왔는데 집에서부터 기억이 나질 않는다. 지금 또 졸리다. 자고싶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두번 게워낸게 기억난다. 그리고 보일러는 왜 틀었는지 모르겠지만 눈 떴을 때 켜져있었다.
5시 쯤 눈을 떴고 방전된 핸드폰을 충전시켰다. 눈에 띄는 보일러도 off

그렇게 난 5시간 정도 누워있다가 일상을 시작할 수 있었다.
7시 쯤부터 조금은 정신을 차리고 눈을 제대로 뜨고있었지만 숙취로 인한 만유인력의 법칙을 이겨낼 수 없었다.
자기 전에 게워낸 속 탓인지 속이 너무 쓰리고 갈증이 너무 심했다. 하지만 물을 많이 마시면 물을 게워낼 것 같아서 집에 있는 음료란 음료는 다 마신 것 같다.
평소에 마시지 않는 핫식스는 왜 사다둔건지... 그 숙취에 갈증 때문에 핫식스 두캔을 마셨다. 그리고 커피우유도 파워드링킹
이 잘못된 판단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핫식스 트림으로 괴로워하고있다...

사실 가장 먼저 찾은건 최근 모임에서 남아 가져온 컨디션 한 병,
근데 분명 어제까지 냉장고에 있었는데 사라졌다. 어리둥절하던 나는 우선 급하게 핫식스로 갈증을 하려는데 쇼생크탈출의 앤디 듀프레인이 탈출 후 비 속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모습을 상기시킬 만큼 자유롭게 컨디션 하나가 우뚝 서있었다.
그 자유를 급하게 손으로 억압했지만 뚜껑은 이미 열려있었고 컨디션은 컨디션이 아닌 차가운 방공기만으로 스스로를 채우고 있었다.
개새끼...... 나란새끼.... 언제 마신거니.... 난 지금 마시고 싶어....

나란 녀석, 착하게도 자기 전에 잘 챙겨마셨나보다... 덕분에 숙취가 덜한거겠지?
사실 집에 들어와 게워낸 것까지 밖에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한마디로 블랙아웃 상태
문은 잘 잠궜고, 옷도 깔끔히 갈아입었고(물론 허물들 정리가 깔끔하진 못했지만), 게워낸 화장실 변기는 깔끔히 청소되어있고 가장 중요한 보일러는 왜 켜져있는지 모르겠고... 젠장 평소에 잘틀지도 않는 보일러비가 여기로 다 새다니.... 피눈물


다시 돌아와서 7시대에 숙취로 인한 만유인력에 못이겨 누워있을 수밖에 없던 내가 할 수 있던 것이라곤 여자친구에게 온 카톡 답장,
보니까 AM 3시 대에 카톡이 와있었다.
물음표로 시작한 메세지 그리고 나의 안부를 물었는데 내가 그 시간에 어떻게 답장을 하겠니.... 그래도 조금이라도 빨리 답장을 해둬야 답장이 조금이라도 일찍 오겠지... 메세지가 시간 개념을 잃은 이유는 여자친구가 지금 아프리카 여행 중이기 때문...

그렇게 10시까지 누워있다가 일어나서, 샤워하고 청소하고(순서가 반대로 됐지만) 나와 이렇게 수수께끼의 복장으로 커피숍에 앉아있다.
맞은편 좌석에 아이를 데리고 온 약 7인의 일행이 애를 못달래고 울게해서 아주 쩌렁쩌렁 귀가 괴롭고 그 파장으로 숙취의 고통이더 심하지만 중력에 굴하지 않는 일반적인 남성의 아침 아랫도리와 같이 아이 또한 불가항력으로 울 수 있는 존재기 때문에, 커피숍은 그렇게 조용하고 교양있는 곳은 아니니까 참는다.
일부러는 아닐테지만 그래도 케어할 수 없는 미취학 아동을 데려와서 커피숍을 굳이 소란스럽게 만드는건 아무렇지 않게 수다를 떠는 보호자의 문제 아닐까

아마도 이 모든 일의 원흉은 오늘의 수수께끼의 복장 때문일 것이다. 상관관계는 전혀 없지만,



p.s
가끔씩 좋은 소재들이 머리 속에 갑작스럽게 매우 많이 떠오르는데 그 좋은 키워드들이 머리 속을 너무 돌아다니기 때문에 오히려 글로 완성을 못시키고 그대로 기억 속에서도 소거되는 일이 다반사다.
오늘도 많은 시간 누워있으면서 많은 시간 생각을 하며 많은 생각들이 머리 속을 점령했었지만 오늘도 역시 못 풀어낼 것 같다.
메모하는 습관도 이런 소재들의 습격 속엔 무자비하게 찢겨져나간다. 메모 또한 제대로 할 수 없는 그런 혼란 상태가 존재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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