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제삿날의 불쾌함 벅벅


지극히 개인적인 불쾌감

몇년이 된지 모르는 족보가 집에 있다. 그 옛날 졸부가 양반의 족보를 산건지 양반 집안인지 무슨 집안인지 모르겠지만 10권이나 되는 족보가 집 한공간을 차지 할만큼 두껍고 크다.

나는 우리 집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아는 모든 할아버지 할머니의 아들딸들은 모두 좋지 않은 부부관계를 가졌었고 지금도 내가 보지 못하는 부분에서 좋지 않은 일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소위말해 할아버지 할머니는 인성 쪽으로 자식농사에 실패했다. 꽤나 있는 집안이었고 오냐오냐 키운 덕분에 특히나 장남이 가장 불효막심하고 가장 가부장적이며 기만과 위선적 행동을 보인다.


몇년전 별그대 할 때 제사를 뒷전으로 하고 가족들 모두가 별그대를 시청하고 제사를 치룬 날이 생각난다. 당시 난 별그대를 보지 않아 인기를 직접적으로 체감하진 못했지만 어쨌든 그랬다. 제삿날 제사는 늦은 시간에 지내야하지만 그 날은 늦은 시간에 지내야한다는 이유가 아닌 드라마 '별그대'를 보기 위해 제사를 조금 늦게 치룬게 기억난다. 이건 사족

얼마전 설날도 마찬가지였지만 보름날 우리 집안의 제삿날은 매우 불쾌하다. 90% 이상이 여자가 일을 한다. 전부치는 것도 마찬가지, 물론 바깥에선 돈을 벌어오느라 전부치는 일을 등한시 하는 이유도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맞벌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을 제삿상 차리게 하고 남자어른들은 꼴볼견이다. 뭐가져와라 뭐가져와라, 가부장제의 잔존 사회의 당연한 광경이지만 그래도 싫다. 그래서 그 나머지 10%의 남자가 내가 된다. 내가 아무리 우리 집안을 싫어해도 여자만 일을 한다는 부분에서 굉장히 불쾌하기 때문에 나라도 한다.

동정 아닌 동정으로 하는 일 중에 하나는 시집와서 시댁에서 잡일 하는걸 보는게 참 그렇다. 게다가 형제 중 막내의 처라서 그 부분은 더 불쾌하다. 그래서 올케 올케 하며 웬만한 심부름을 다 한다. 물론 내 어머니였던 사람 또한 그 올케 중 하나였고 장남의 처라고 해서 그 일에서 벗어나는 일은 없었다. 제사는 니네 남자가 지내고 일은 여자들한테 시키냐

주로 90% 여성의 일 중 우리 집안으로 시집 온 여자의 손은 집안의 여자형제의 두세배는 바쁘다. 아주 당연하게도 그런 식이다.
마무리가 매우 엉성하고 내가 답을 내거나 쿠테타를 일으키는 것도 아닌데 이런 생각을 속으로 담아두고 있다. 나는 그들의 사회를 바꿀 수 없는 위치고 내 스스로가 꽤나 비겁하다고 생각하니까, 생각을 해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적당히 일을 거드는 행위를 통해 자위하는 내 모습이 기만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불쾌한건 불쾌하다. 벼슬이냐 양반이냐 뭘 잘했다고 너네는 그냥 앉아서 밥먹고 시간 떼우다가 찬거리 챙겨가냐

사과를 두개 챙겨주셨다. 괜찮다고 했지만 굳이 담아 주길래 받았지만 나름의 이래저래 글에서 쓰여지지 않은 생각보다 많음 불쾌한 것들이 마음에 남아 집 현관문에 들어설 때의 내 양 손에는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어딘가의 쓰레기 아닌 비료가 되어주리라 억지로 믿어본다.
나 또한 그렇게 좋은 후손은 아닌가보다, 겉은 웃고 있지만 이렇게 속은 썩은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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