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어진지 일 년이 다되어가는 어느 날, 종종 안부 연락정도는 주고받던 너와 내가 그렇게 일상을 나누며 지내던 어느 날
너의 집전화로 걸려온 전화에 수화기 너머로 첫마디를 듣기도 전 생각도 못한 울먹이는 네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과거의 연인사이었던 네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 나눌 대화는 한정되어있지만 생각보다 그런 한정된 주제가 아닌 갑작스럽고 뜬금없는 소식이었다.
만나는 도중 커플링을 두번이나 잃어버리는 등 더한 사건은 많았기 때문이었을까 새로운 소식도 그렇게 놀랍지 않았다.
헤어진 우리가 커플링을 잃어버린 얘기를 할리는 없었고 수화기 너머로 울먹이며 전해 들은 사건의 내용은 휴대폰을 물에 빠뜨려 고장나 버린 슬픈 얘기었지만 이미 많은 사건사고를 많이 겪었기 때문이었을까, 물론 같이 걱정하고 슬픔을 공감했지만 사실 꽤나 속내는 무덤덤했다.
아마 그 당시 네가 잠깐 짬내서 용돈 버는 시간이었던터라 수리비도 그렇고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서도 그 당시 상황상 그렇게 슬퍼할 만도 했다. 추가적으로 자신의 바보스러운 행동임을 알기에 그 눈물을 한 몫 더 했겠지
그렇긴 했지만서도 꽤나 속상했다. 네가 그렇게 슬퍼해서, 네가 그렇게 자기자신을 또 멍청이라며 스스로 나무라는 널 보는 내 마음이 아팠다. 무덤덤한 속내였지만서도 슬펐다.
말도 안되는 소리인걸 알지만 기분이 그랬다. 뭔가 일상인것 같은 느낌에 무덤덤함을 느꼈지만 그녀를 생각하는 마음에선 무언가의 아픔이 느껴졌다. 이중인격 혹은 헛소리하는걸로 보일지몰라도 그랬다. 마치 가학적인 영상에 웃음을 터뜨리고마는 인간의 이중성에 비유하면 어떨까?
어쨌든, 너의 알바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 집전화로 전달 받았을 정도면 꽤나 늦은 시간이었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그런 너를 나는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라는 이유를 붙이기보다는 당연스럽게도 사소한 사건들을 해결해주던 내 행동이 몸에 밴걸까 그 늦은시간부터 늦은 새벽 잠에 들기까지 나는 같은 기종 공기계 구입처를 급하게 알아내 내 출근시간과 너의 알바시간을 고려해 꽤나 이른 아침 6시 경에 나는 집을 나섰다.
여느 연인이라면 아침 일찍 만나 저녁 늦게까지 데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을텐데 나 또한 그 이른 아침에 나가는 스스로에게 과거의 그러한 기억들이 떠오르기도 했고 너와 나의 시작이었던 그 날 고백하러 가기 위해 밤을 꼴딱 새고 첫차를 타고 너를 몇시간이나 그 육교에서 기다린 기억도 떠올랐다. 쓸데없는 기억파편일지 모르겠지만
연식이 아마 2년은 됐었지만 신제품보다 같은 기종을 선택한건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위함과 혹시 모를 부담감, 임시로 쓸 것 같은 느낌, 이었지만서도 나름 A급으로 준비
그리고 나의 가장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정보력, 네가 가끔 툭 던진 얼마 되지 않는 대화 중 알바 얘기에서 추출한 정보와 코엑스몰 입점 업체 정보들을 조합해 코엑스 들어가자마자 5분 안되어 너를 발견했고 나는 너에게 다가갔다.
늘 상 내가 너에게 깜짝 방문과 깜짝 선물 서프라이즈를 했던 것처럼
당시 미리 전화를 통해 오전 반차를 낸 출근은 점심시간 전 도착으로 마무리가 됐다.
늘 데이트코스나 음식점 메뉴에서 결정장애를 갖고있던 우유부단한 너와 나였지만, 어떠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금액이건 내 출근시간이건 어떤 스케쥴이 있던 간에 모든걸 제쳐두고 사건 해결에 모든 신경을 쏟아부었던것에 대한 내 우유부단하지 않았음은 스스로가 쓰다듬어주고 싶을정도로 장점이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그랬'었'다.
이 또한 1년은 더 지난 이야기, 최근 네 소식을 전해들어 갑자기 생각난 옛날 일을 끄적끄적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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