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어지지 않을 것만 같던 것들 감정


20살까지 맥주병이었다.
스무살 처음으로 친구들과 처음 가본 뚝섬 유원지에서 수영을 하던 나는 수영에 소질이 없는걸 알게됐다. 늘 같이 지내던 친구녀석의 자유로운 헤엄을 보고 멋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 이후부터 집 근처 수영장을 다니며 수영을 '맨땅에 헤딩'했다. 수영을 시작했다고하니 주위 친구가 수영장에 놀러와 가르침을 주기도 했다.

그렇게 꾸준하지만서도 적당한 주기로 수영장을 놀러가듯 가던 나는, 물만 잔뜩 먹던 25m 편도 코스를 결코 한번에 간 적이 없었지만 어느샌가 25m를 몇번이나 쉬지않고 왕복하게 됐고 어렵지 않게 물도 먹지 않고 왕복을 자유로히 하게 됐다.
수영을 처음 배우며 물만 먹을 때 내 목표이자 소원이 한번이라도 쉬지않고 25m 풀을 헤엄쳐 가는거였는데 늘 물만먹어 불가능해보이던 목표는 더이상 아무것도 아닌게 되었다.


이렇게 정말 물만 먹으며 절대 닿을것 같지 않던 목표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버리는 순간이 온다. 이별을 믿지 않고 결코 내게는 그런 슬픈 이별이 오지 않을거라 믿던 연애또한 이별이란 결말로 어느샌가 나를 지나쳐갔고 꽤 시간이지난 지금은 이전과는 달리 큰 감정의 변화 없이 그 이별을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연애를 시작할 때나 꽁냥꽁냥하는 연애에서의 이별은 결코 상상할 수 없다. 대부분의 커플은 우리의 관계에서의 이별은 존재하지 않고 영원한 사랑을 할거라 믿는다. 하지만 줄리언반스는 말했다. 불행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그 어느 커플도 다가올것 같지 않은 이별이란 큰파도에 모두가 휩쓸리고만다. 이루어질것 같지 않은 일은 생각보다 쉽게 이루어지고 돌이켜봤을 때면 그 이루어질것 같지 않은 큰 사건은 생각보다 가볍게 취급된다.


불가능해보이던 목표를 마주하고 가능으로 바꾸었을 때는 환희가 있었겠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감정은 기억되지 않는것처럼 그 환희도 무뎌지고 그저 이룰 수 있던, 지나가는 하나의 가벼운 이벤트였다고 여겨진다.
지금은 여자친구가 생길것 같지 않다며 생각보다 꽤 오랜시간을 홀로 보내고 있지만 후에 내가 누군가를 만날 때, 지금의 홀로인 시간을 떠올린다면 그렇게 외롭지 않았다거나 혹은 혼자가 좋겠다 라는 투정을 부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 사람이 아니라면 더 못할것 같던 연애도 이별하면 마음이 갈갈이 찢겨 무너져내릴것 같은 슬픔도 
그 사랑이 없는 삶을 상상하지 못하던 그 때의 나도 어느샌가 사라져버렸다.
감정은 기억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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